수도권서 집사기, 더 팍팍해졌다···무주택자 매수비율 '뚝'
수도권서 집사기, 더 팍팍해졌다···무주택자 매수비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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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 '등기 데이터 활용 부동산 거래 보고서'
서울 매수 비중 줄고, 경기도 매수 비중 34%로 올라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무주택자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집을 사는 것이 더 팍팍해졌다. 최근 10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집 마련을 보류하거나 포기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법원이 제공하는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부동산 거래의 트렌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전체 부동산 거래 중 무주택자의 매수 비율은 지난 2013년 41%에서 올해 31%까지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무주택자가 집을 살 여건이 더 좁아진 가운데, 30대의 서울·경기 선호도는 더 짙어졌다. 집합건물(아파트, 다세대, 연립, 오피스텔, 기타상업용) 기준 생애 처음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 중 서울·경기지역을 선택한 비중은 지난 2010년 37%에서 올해 49%로 증가했다.

서울 매수 비중은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과 규제 강화로 2016년(20%)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15%로 떨어졌다. 대신 경기도 매수 비중은 같은 기간 30%에서 34%로 올랐다. 서울에서 부동산 매입을 포기한 수요가 경기권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집합건물 매수인 중 30대 비중은 2017년 24%에서 올해 28%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서울 뉴타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최고 340대 1에 달하는 등 청약 당첨을 통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받아서라도 매수를 하겠다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주택자는 사상 최고 수준의 신탁과 증여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부터 다주택자 대상 각종 부동산 정책이 다수 시행됐지만, 신탁, 증여, 법인 명의 거래 등으로 대응하면서 규제 영향을 회피한 결과다. 실제로 지난 2011년 4월 486건이었던 서울 집합건물 신탁건수는 지난 2017년 8월 6589건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증여의 경우 지난 2013년 9월 330건에서 6456건으로 19.6배 뛰었다.

한편, 서울 아파트 값은 최근 3년간 크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의 통계 기준 실거래가격 지수는 같은 기간 45.5% 상승했다. 실거래평균가격(39.1%), 실거래중위가격(38.7%), 매매가격지수(14.2%)도 모두 올랐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값이 3년간 14.2%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매매가격지수는 표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로 실제 시장 가격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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