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동산담보대출, 줄줄이 상환 지연···코로나19 직격탄
P2P 동산담보대출, 줄줄이 상환 지연···코로나19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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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투자자, 직접 담보여부 확인 나서
담보가치 하락, 추가 상환지연 가능성↑
P2P금융 업체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디.(사진=서울파이낸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개인 간 거래(P2P) 시장 법제화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부 업체에선 동산담보대출 상환이 잇따라 지연되자 투자자들이 차주사에 직접 방문해 담보 여부를 확인하고 나섰다.

P2P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팝펀딩, 넥펀 등 동산담보를 기초로 한 P2P사들이 잇따라 사기 사건에 연루된 터라 동산담보대출에 대한 불신을 쉽사리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산담보 부문 1위 업체인 시소펀딩은 지난 25~26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물담보를 보관하는 창고 방문 신청을 받았다.

지난 18일 28개 상품에 대한 첫 상환 지연을 공지한 후, 투자자로부터 실물 담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지속적으로 접수됐기 때문이다. 앞서 시소펀딩은 19일 21건의 상환 지연을, 전날인 27일엔 22개 상품에 대한 지연을 알렸다.

시소펀딩 측은 차주사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투자금 회수에 들어갔으나, 투자자들은 직접 행동에 나섰다. 일부 투자자가 차주사 영업장에 방문하거나 연락해 담보 여부, 지연 사유 등을 확인한 것. 시소펀딩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주사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면서 "투자자의 추심행위를 막고자 28일부터 순차적으로 담보별 창고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산담보대출은 의류나 패션잡화, 식료품 등 실물재산을 담보로 시행하는 대출이다. 2018년 금융위원회가 동산담보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후 동산담보를 취급하는 P2P 시장이 커졌다. 실제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들의 동산담보 누적 대출액은 2018년 말 2590억원에서 지난 7월 말 7988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그러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올해 들어 급격히 확산됐다. 최근 사기·횡령 사건, 원금 상환 지연 등으로 P2P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돼서다.

동산담보대출 업체 팝펀딩의 대표는 55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중고자동차담보대출 업체 넥스리치펀딩(넥펀) 대표 역시 사기·유사수신 혐의로 구속됐다. 이외에 탑펀드, 펀다 등 투자금 상환이 어렵다고 알린 업체들도 발생했다.

해결책으로 꼽히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온투법)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높아진 진입장벽으로 부적격 업체가 걸러질 수는 있지만, 동산담보대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되는 경기 상황도 걸림돌이다. 기본적으로 동산담보대출은 담보가치 측정, 평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훼손이나 분실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내수나 수출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상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원금 상환 지연 이유에 대해 '단순 지연'이라고 강조하는 업체들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의 경우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어서 담보물의 가치가 하락하는 일이나 상환이 추가 지연되는 일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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