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구광모 LG 회장 "고객 가치 실천, 기업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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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지속가능 글로벌 리더 100인 선정···국내 5대 총수 중 유일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2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경영 환경이 쉽지 않을 수록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한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다듬고 발전시켜가야 합니다.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누구보다 앞서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따뜻한 기업을 다 같이 만들어 나갑시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을 당면 과제로 삼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리더 100인에 선정됐다. 지구환경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를 선도할 글로벌 리더라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글로벌 기업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국내 5대 기업 총수 가운데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구 회장이 유일하다.

LG그룹과 UN 등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9일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의 UN지속가능개발목표(SDGs) 협회로부터 '2020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기업·브랜드 100 리스트' 글로벌지속가능 기업 리더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 100은 전세계 주요 리더 3000명을 대상으로 혁신성과 경제성·확산성 등 10개 기준, 43개 지표 점수를 합산해 선정한다. 협회 측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지구촌 위기 상황에서 향후 인류와 지구환경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미래를 선도해나갈 리더를 뽑았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부터 만 40세의 나이로 재계 최연소 총수로써 그룹을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실용주의·고객가치 등에 초점을 맞춘 구 회장의 리더십이 그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LG 트롬 워시타워'는 구 회장의 '고객가치 실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LG전자 서초R&D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찾아 "고객가치를 실행에 옮기려면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구 회장은 올해 출시 예정인 LG전자의 벽밀착 OLED TV, 일체형 세탁건조기, 자동차부품 등의 제품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구 회장이 버튼 조작, 사용자환경 등에 대해 불편함과 개선방향 등을 논의한 뒤 나온 제품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LG 트롬 워시타워'다. 이 제품은 출시 4주 만에 1만대가 팔릴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구 회장의 실용주의적 면모는 경영 기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 회장은 그룹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미래 잠재력이 있는 주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조정에 나섰다. 

먼저 LG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다.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정리했다.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PG) 사업을 매각하고 LG디스플레이는 국내 TV용 LCD 생산라인을 연말까지 정리하기로 했다. 

반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봇 등 유망사업에는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LG화학의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설립, LG이노텍의 차량용 5G 통신 모듈 개발,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 회사 뉴에이본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전략은 구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그룹 지주사인 ㈜LG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4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93억원으로 33% 늘었다. 

전자·화학·통신 등 핵심 계열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은 5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5%가 뛰었고,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397억원으로 59% 증가했다. 그룹 내 맏형 격인 LG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1% 감소한 4954억원에 그쳤지만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그동안 적자로 고전하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구 회장 체제 아래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선방을 이끌어냈다는 시장의 평가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올해 구 회장은 소탈한 성격과 실용주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뉴 LG'를 향한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 가치 실천'이라는 비전 아래 그룹에 '혁신 DNA'를 심고 있는 구 회장이 글로벌 리더로써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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