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서울 주택 공급 진짜 늘어날까
[전문가기고] 서울 주택 공급 진짜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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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

7.10대책 등 세금규제 대책폭탄을 쏟아 부은 후 이번에는 서울 주택공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예상보다 더 많은 물량인 13만2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절치부심 회심의 공급확대 카드로 과연 서울집값 잡을 수 있을까?

실제로 13만2000호면 신도시 3-4개 정도 규모이기에 많은 물량은 맞다. 하지만 영혼까지 끌어 모아 정말 고생해서 공급계획안을 만든 노고는 인정해주어야 하지만 서울집값 잡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설사 13만2000호가 다 공급이 된다고 해도 언제 될지 그 시기는 유동적이며 이마저도 해야 하는 것이고 매년 서울 수도권으로 유입이 되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어려운 숙제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먼저 정부가 발표한 13만2000호의 실체부터 살펴보자. 신규택지 발굴을 통해 3만3000호, 3기 신도시 등 용적률 상향으로 2만4000호,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로 7만호, 규제완화를 통한 도심공급확대로 5000호를 공급해서 총 13만2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많은 물량을 계획한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를 통한 7만호는 안타깝게도 현실가능성이 낮다.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하고 최대50층까지 허용하면서 늘어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받아 공공분양과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인데 조합이 정부생각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

정부는 늘려준 용적률 절반 정도를 기부채납 받으면 임대아파트를 많이 공급할 수 있고 조합도 용적률 올려 받으니 이득이니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낭만적인 착각을 했을 수 있다. 늘어난 일반분양만큼 당장의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해도 초과이익환수로 정부가 개발이익 상당부분을 가져갈 것이며, 고밀도 개발을 하면 중장기적으로 주택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임대아파트 짓는 것은 찬성이지만 우리동네 우리아파트에 짓는 것은 싫다는 님비현상까지 더해져 2/3의 조합동의를 받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불로소득 환수라는 명분을 버리고 재건축단지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도 없을 것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재개발 해제구역을 공공 재개발하는 방안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도심 공실 상가와 오피스텔을 활용도 현실성이 떨어져 정비사업과 규제완화를 통한 도심 7만5000호 공급계획은 공급숫자목표 달성을 위한 현실성 떨어지는 방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계획대로 공급이 가능한 물량은 신규택지 3만3000호와 용적률 상향 2만4000호해서 총 5만7000호 정도이다. 이마저도 경기도에 위치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으로 2만호 더 늘리는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실질 서울주택공급확대는 3만7200호 정도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잘 공급이 돼준다면 서울주택공급부족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발표가 되자마자 이해당사자인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그리고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어차피 주택공급은 타성기간이 길어 빨라야 5년 후 공급이 가능할 것이기에 지금 당장은 심리적 안정효과라도 기대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심리효과도 크지 않을 것 같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와 공감이 뒷받침돼 믿고 기다려주어야 하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최근 고위공직자의 언행불일치, 그린벨트와 행정수도 논란, 임대사업자 혜택 번복, 임대차3법 소급적용, 현실과 동 떨어진 여당의원과 관계자들의 발언 등 초조하면서 불안한 정부, 여당의 행보와 맞물리면서 심리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대책을 빨리 발표하는 것보다 충분히 검토하고 협의해 제대로 된 실행 가능하고 믿음을 줄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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