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단 '빚'내서 부동산에···은행 정기예금 '썰물'
'저축'보단 '빚'내서 부동산에···은행 정기예금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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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엑소더스···대기성 자금도 줄어
신용대출 2조7000억↑···'영끌대출' 이어져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와 시중은행들은 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지며 업무가 마비되는 모습이었다. 대기행렬이 이어진 송도동 농협은행 한 지점 입구에 '잔금대출 금일 접수마감'이라고 적힌 용지가 붙어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인천 송도동에 위치한 한 은행 영업점 (사진=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초저금리 기조에 은행 예금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급등세를 보이던 요구불예금(대기성 자금)이 지난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크게 늘었는데 은행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부동산 등 투자처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627조6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월) 정기예금 잔액 633조914억원보다 5조4259억원 줄어든 규모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잔액은 지난 4월 감소세로 돌아선 뒤 4개월 연속 줄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에 은행 수신금리가 0%대까지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은행 정기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크게 증가하던 은행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10조7887억원으로 전월(627조6464억원)보다 16조8577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자유입출식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금리가 연 0.1% 수준으로 매우 낮지만 언제든 인출이 가능해 보통 단기간 자금을 보관해놓는 용도로 사용한다.

올해 들어 요구불예금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5월에는 전월 대비 17조원 이상 늘었고 6월에도 5월 대비 27조 가량 증가했다. 요구불예금 증가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중인 자금이 늘었다는 의미다. 저금리 장기화,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증가한 것으로 금융권은 해석했다.

하지만 지난달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다시 17조원 가량 빠진 데다 신용대출이 전월보다 2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대기성 자금이 다시 투자처로 흘러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당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잇단 고강력 부동산 대책에 앞으로 주택 구매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과 안정화되지 않는 시장에 대한 혼란 등이 뒤섞이면서 오히려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6,7월에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6.17대책으로 주택구매자금이나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급하게 돈이 필요한 분도 있었을테고, 신용대출도 늘고 정기예금이나 요구불예금에서도 돈이 같이 빠져 나갔기 때문에 시기상 부동산쪽으로 흘러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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