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대출 늘리는 P2P···중금리 시장 '메기' 되나
개인신용대출 늘리는 P2P···중금리 시장 '메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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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금융 업체들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디.(사진=서울파이낸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치열한 중금리 대출시장 경쟁에 개인 간 거래(P2P) 업계가 가세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과 달리 P2P 업체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특히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P2P 업계가 중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일각에선 P2P 금융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P2P 누적 대출액은 7조17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2540억원)에 비해 68.5% 증가했다. 이 중 개인신용대출 잔액(2338억원)은 법인 대출을 제외하고 부동산담보대출(1조1686억원)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P2P 업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며 몸집을 키워갔다. 예컨대 투자자들을 모아 기존 금융권에서 거절당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해주거나 중금리로 대출 갈아타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피플펀드의 경우 2016년 42억원이었던 개인신용대출 규모가 3년 6개월 만에 40배 이상 불어났다. 지금까지 개인신용대출 상품인 '피플펀드론'으로 중금리 시장에 1740억원을 공급한 것이다.

어니스트펀드는 2016년 137억원이었던 개인신용 누적대출액이 510억원으로 3배 이상, 8퍼센트 역시 239억원에서 1956억원으로 8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렌딧은 252억원에서 2138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는데, 중신용자인 CB5~7등급 대출자의 비중이 2016년 32.5%에서 지난해 51.7%로 3년 새 19.2%포인트(p) 늘었다.

이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금리대출을 줄이고 있는 시중은행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한 달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 중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2.36%다. 전년 동월(29.16%)과 견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수치다. 

P2P 업계가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고객을 새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올해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P2P 금융 산업의 큰 축이었던 부동산 관련 P2P 대출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개인신용에 집중하겠다는 움직임도 늘었다. 그동안 자산을 불린 P2P 대출 업체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나 부동산담보 대출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았다면, 경기에 대한 민감성·연체율이 비교적 낮은 개인신용대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관련 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겸했던 피플펀드는 개인신용대출로 완전히 돌아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는 부동산 PF를 한 건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P2P금융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P2P금융이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투자, 대출자 유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P2P 시장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중금리 대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면서도 "P2P 업체들이 중금리 대출을 늘려나가겠다는 추세인 데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 대출자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한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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