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저축은행 금리도 '쥐꼬리'···특판 상품마저 실익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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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연 1.68%'
"'특판'도 조건 까다롭고 한도 작아"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SBI저축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저축은행도 '예금 금리 1% 시대'가 본격화됐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연 2%대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고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특별판매(특판) 상품의 수익률 역시 마뜩잖다. 까다로운 조건에다 가입한도가 제한적이어서 저축은행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6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초까지만 해도 연 2.12%였지만, 6개월 사이 0.5%포인트(p) 가까이 미끄러졌다. 비교적 이율이 높다는 만기 2년, 3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1.70% 수준이다. '제로금리'까지 떨어진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도 2%대의 이자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본격화된 셈이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낮아지는 이유는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잇달아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낮추면서 예금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데다, 금리를 유지하자니 예금이 쏠려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주요 저축은행들은 최근 들어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부터 '웰컴직장인사랑보통예금' 최고 금리를 연 2.5%에서 연 2.0%로 0.5%p 내렸으며, OK저축은행은 'OK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1.7%에서 1.5%로,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달 초 1.65%에서 0.05%p 더 내린 1.6%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규제, 사모펀드 사고 등으로 제2금융권으로 돈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고금리로 고객을 유치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저축은행 금리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이 많이 들어오면 대출도 늘리거나 남은 자금을 시중은행 등에 예치해야 하는데, 기준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면 그만큼 역마진 우려가 크다"면서 "예대율을 맞추려는 경우가 아니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금리라는 '특판'도 실익을 따져보면 다소 민망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훨씬 높지만, 대다수의 상품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컨대 KB저축은행이 이달 선보인 '첫 키위 적금'은 연 5.0% 금리를 제공한다지만, 기본금리 연 2.0%에 맴버십 가입 시 우대금리 연 3%가 더해지는 구조다. 12개월을 꽉 채워 매월 최대 납입금액인 10만원을 넣는다고 가정해도 세후 이자가 2만75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SBI저축은행과 신한카드와 협업해 내놓은 연 6.0% 금리의 자유적금은 '기본금리 2.1%+우대금리 3.9%'다. 연 6.0%의 금리를 적용받아도 1년 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7만8000원인데, 최고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신한카드를 1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자소득세와 신용카드 발급을 위한 연회비를 감안하면 실익은 더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에서도 고금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앞으로도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편이 다양하지 않은 저축은행들은 대출이 많이 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특판도 저축은행이 손해 볼 장사를 하지는 않는다. 금리를 내려도 시중은행보다는 높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는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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