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주자 3인방, 코로나 백신 개발 '초경쟁'···연내 가능할까
선두주자 3인방, 코로나 백신 개발 '초경쟁'···연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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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면역반응' 중간결과 동시 발표···WHO "고무적 희소식"
고위험군 시험 등 난제 많아 '신중론'에도 백신확보 경쟁 가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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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꺾일 줄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속에 백신 개발 경쟁도 뜨겁다. 백신 개발 선두주자 3인방이 일제히 긍정적인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내 백신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하기까지 고위험군 임상 시험 등 난제가 적지 않은데다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2일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중국 칸시노 등 백신 개발 3개사가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는 실험용 코로나19 백신의 두 번째 초기 시험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피실험자 60명 중 백신 접종군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됐으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고도의 T세포 반응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T세포란 일종의 백혈구로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했을 때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공격하는 방식으로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스퍼드대도 같은 날 발표한 1단계 임상시험 결과에서 백신 접종자 전원의 체내에서 중화항체와 T세포가 모두 형성됐다고 밝혔다. 칸시노도 이에 뒤질세라 백신 접종군에서 안전하게 항체 면역반응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 후보는 160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개가량이 인체 실험에 들어간 상태다. 이 중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히던 3개사가 동시에 진전된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문가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부총장인 마리-폴 키니는 "이들 백신이 인체에서 항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는 과학이 매우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는 희소식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백신 전문가인 윌리엄 모스 등도 의학 전문지 랜싯에 "전체적으로 보면 이들 중간 결과는 서로 유사하며,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올해 말까지 백신을 개발하려는 목표에도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시험 및 최종 승인 단계다. 화이자는 이달 말 최대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전망이며, 칸시노는 최대한 빨리 3단계 임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연구를 주도하는 세라 길버트 교수는 "연내 백신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며 "후보 물질이 후기 단계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당국이 비상사용을 신속하게 허가해야 성공적으로 백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의 최고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소 1개 업체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키웠다.

백신 업체들의 시험이 긍정적 결과를 보이면서 각국의 백신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미국은 주요 제약사들에 자금을 지원 중인데, 이 중 하나인 옥스퍼드대는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에 최소 3억명 분량의 백신 공급 대가로 12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른 나라들과도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총 20억명 분량이며 이중 절반은 연내 생산을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이들 3개사의 백신이 대량으로 보급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고령층, 당뇨병 환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 수천 명을 포함한 임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다. 전 WHO 긴급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크 라이언 박사는 "(최근 시험들에서) T세포와 중화항체가 나란히 형성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백신 개발 전례가 이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역대 백신 후보 중 최종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단계까지 간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년에 걸친 시험절차를 거쳤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효능을 입증하기 전 임상시험 단축이나 대량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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