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금리에···은행 고금리 특판 '실종'
'쥐꼬리' 금리에···은행 고금리 특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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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저금리에 수익성 '빨간불'···고금리 예·적금 '부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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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주기적으로 내놨던 고금리 예·적금 특판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0.5%까지 내려가는 등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된 영향이다.

5일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1년만기(12개월)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0.50~1.20%다. 1년 만기 정기적금(정액적립식) 금리는 연 0.55~2.0%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는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은행들도 수신상품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수신상품 금리를 0.3%p 인하했다. 이어 5일인 오늘 DGB대구은행도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p 내렸다. 다른 은행들도 수신상품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들이 주기적으로 내놨던 고금리 특판 상품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금처럼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 4~5% 이상의 고금리 특판 상품이 은행에 부담될 수 있어서다.

특히, 은행들은 저금리 장기화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이 축소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곧 대출금리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인 만큼 은행들로서는 고금리 특판에 대한 이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다음달 코픽스 금리도 떨어지게 될텐데, 이미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추세라 대출금리는 당장 이번달부터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금리 적금은 당연히 내놓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은행에서 다른 금융사와 협업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우대조건이 까다롭거나 최대 납입액 한도가 낮아 사실상 고객이 받는 혜택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SC제일은행은 페이코(PAYCO)와 손잡고 최대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페이코 적금' 특판을 출시했지만 6개월 만기에 월 최대 납입액은 10만원에 그쳤다. 우리은행도 현대카드와 금리 연 5.7%의 '우리 매직 적금 바이 현대카드'를 내놨지만 카드 사용실적·자동이체 등 우대조건이 까다롭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 금리가 높을 때는 은행들도 연말, 연초, 가정의 달 등을 기념해 자체적으로 금리가 높은 특판 상품을 자주 내놨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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