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하자 상장사 유상증자 '봇물'···모회사도 적극 참여
증시 반등하자 상장사 유상증자 '봇물'···모회사도 적극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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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시내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상장사들의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모기업이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과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기업들의 증자 참여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3월말 증시가 폭락한 이후 두 달 만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위로 회복하면서 상장사들의 유상증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거래일인 2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의 유상증자 규모 추정치는 약 10조 7155억원이다. 코스피가 9조2834억원, 코스닥이 1조4321억원으로 둘을 합하면 10조71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유상증자(12조3026억원)의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5월 들어서만 유상증자 결의 공시를 낸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은 총 49곳으로, 총액은 약 2조3923억원이다. 5월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총액은 지난해 연간 규모 대비 약 19.4%에 달한다. 

5월 들어 유상증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1조원 공모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한 대한항공의 영향이 크다. 항공산업의 실적과 업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정부 지원 의지 및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릴만큼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대폭 확대되면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는 기관들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달 공모방식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은 대한항공을 포함 CJ CGV(2502억원), 제주항공(1700억원), 명문제약(249억원) 엘브이엠씨홀딩스(1100억원), 진원생명과학(765억원) 등 10여곳에 달한다. 

모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들을 위해 증자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기업 자금조달에 있어 눈에 띄는 특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건수(공시 기준)는 모두 61건에 달한다. 특수관계인을 통한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최대주주인 지주사나 자금력이 충분한 핵심 계열사가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현재 주가와 비슷한 수준인 주당 3400원에서 발행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현재 거래되는 가격 대비 20~30% 할인률을 적용해 주당 발행가가 정해지지만, 메리츠금융지주는 현재 주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자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만큼 자회사 메리츠증권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는 한편 대주주로서 일반주주들에게 책임과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장효선·정민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증권의 유상증자에 대해 "증자 규모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0분의 1미만이고, 이번 결정은 성장 기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물량 무담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CJ가 973억원을 참여하는 CJ CGV의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CJ CGV는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향후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모회사가 참여하는 유상증자 방식은 경기 변동성이 큰 현재 상황에서 자회사들이 기존 차입금 상환에 부담을 줄이는 등 재무적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현 시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차입금 형태의 자본조달이 갖고 있는 위험요소가 높아졌다"며 "자본 조달 여력이 큰 모기업이 자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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