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격(?)에 '스팀' 올인한 LG '발끈'···가전 선두경쟁 '치열'
삼성 공격(?)에 '스팀' 올인한 LG '발끈'···가전 선두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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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팀받지마" 유튜브 광고···LG "오해 유발" 반박
건조기·TV·에어컨 등 생활가전 시장 선점 신경전 확산
유튜브 영상 '그랑데 AI 비긴즈 – 스팀받지마 편'의 한 장면. (사진=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캡처)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가전 업계 선두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건조기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LG전자가 '스팀'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강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를 겨냥한 광고를 내며 양사 간 신경전에 불이 붙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의 광고에 반발하며 생활가전을 둘러싼 두 회사의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인 '삼성 코리아'를 통해 '그랑데 AI 비긴즈 – 스팀받지마 편'을 게재했다. 그랑데는 삼성전자의 건조기 브랜드다. 삼성은 영상에서 '스팀이 필요없는 에어살균+', '옷감손상 걱정 없는 마법의 60도', '곰팡이, 냄새 걱정 없는 제대로 만든 1등 건조기' 등 표현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문제는 광고 앞부분 그랑데AI 건조기와 세탁기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나오는 문구다. 광고 영상에선 '아…생각할수록 스팀(열) 받네,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 받아, 안 받아?', '열받지...',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 안 살아나?', '안 살아나지...', '건조기에 물까지 뿌려대면 꿉꿉한 여름에 어쩌려는지' 등의 문구가 이어진다.

삼성전자의 건조기 광고 영상에 대해 업계에선 LG전자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스팀 기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LG전자는 주요 생활가전에 적용한 스팀 기술인 트루스팀(TrueSteam)을 널리 알리고 있다. LG전자는 '가족의 건강에 꼭 필요한 LG 트루스팀'을 주제로 한 TV 광고를 통해 트루스팀 기능을 집중 소개하는가 하면, 터키 가전업체를 상대로 스팀 특허기술에 대한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3월 초부터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LG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광고화면 (사진=LG전자)
LG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광고화면 (사진=LG전자)

LG전자 측은 LG 건조기에 적용된 스팀은 살균을 위한 기능으로, 건조 단계 전 살균·탈취를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광고내용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건조기는 저온·제습 방식으로 건조를 한다. 마치 뜨거운 스팀으로 옷을 건조한다는 표현이나 이로 인해 옷감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뉘앙스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신경전은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두 회사가 치열한 1·2위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작년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에서 LG전자에 10~15퍼센트 앞선다"는 삼성전자의 발표에 대해 LG전자가 "삼성이 인용한 시장조사 기관은 해외 업체들도 참고용으로만 볼 정도로 신뢰도가 떨어진다. 건조기 시장 1위는 변함없이 LG"라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에도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등 영상을 게재하며 경쟁사 대비 자사의 성능이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회사는 건조기뿐 아니라 TV, 에어컨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선점 경쟁을 펼치며 기 싸움을 벌여왔다. 지난해 9월 독일 국제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8K TV의 화질을 놓고 양사가 충돌했는데 이후 광고와 유튜브를 통해 비방전을 펼친 데 이어 서로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놓고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1월 에어컨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삼성전자 측이 "에어컨 시장을 우리가 리드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튿날 에어컨 신제품 출시행사를 연 LG전자 측은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경쟁사보다 더 많이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점유율과 관련해 정확한 수치가 나와 있지 않은 만큼 어떤 쪽의 점유율이 더 높은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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