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 아파트도 '주춤'···실수요자 "일단 지켜보자"
비강남권 아파트도 '주춤'···실수요자 "일단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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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14개 구 보합 내지 하락···"반등 여지 적어 당분간 우하향 불가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아파트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인천 남동구 구월동 아파트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황금연휴 동안 급매를 찾는 문의 전화가 많았지만, 실거래로 연결되진 않고 있다. 총선 결과로 지금보다 더 값이 내려갈 것이란 생각에 대기만 걸어놓는 정도다." (서울 마포구 마포동 D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갭 메우기'로 가격이 올랐던 비강남권 아파트값의 상승 동력도 한풀 꺾였다. 대출 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불황 등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소가 맞물리며 매수자 관망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6%를 기록했다. 지난주 수치였던 -0.07%보다는 낙폭이 소폭 줄긴 했지만, 6주 연속 하락세다.

25개 자치구 중 구로구를 뺀 24개 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약세를 나타냈는데, 특히 강북의 14개 구가 모두 보합 내지 하락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만 뚜렷했던 내림세가 비강남권에도 관측되고 있는 것.

수요가 몰리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경우 각각 -0.07%, -0.06%, -0.02%로 하락을 유지했고, 개발 호재로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여온 노원구도 2주 연속 0.02% 떨어지며 하락 대열에 동참했다.

강남(-0.23%)·서초(-0.24%)·송파구(-0.12%) 등 강남3구의 집값은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지난 4·15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으로 추가 하락 기대감이 더해지며 매수 관망세가 지속됐다.

업계는 계속되는 급매물 출현에 강남권뿐 아니라 비강남권마저 매수자 우위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비교적 대출 규제의 영향이 적은 편임에도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1일이 다가오면서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성 매물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KB부동산 리브온 집계를 보면 지난달 20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68.3을 기록,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점으로 지수가 100 미만이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100을 초과하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강남지역은 지난주 59.7에서 61.7로 미미하게 상승했고, 강북지역도 지난주(73.4)대비 소폭 오른 75.8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매수문의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수석차장은 "간혹 급매물이 나오긴 하나, 매물을 구하는 매수 문의가 없어 전반적으로 한가한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매물을 보여주는 사람도, 매물을 알아보려는 사람도 줄어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이달 이후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되며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됐지만, 경기 개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더 지켜보자'라는 심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만한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추진해 온 다주택자 과세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 시장 안정화 정책 추진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 규제에 더해 코로나19가 동시에 겹친 탓에 강남권의 하락세가 비강남권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상승을 주도하던 일부 지역들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하락 지역에 가세했다. 투기 수요 규제가 올해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우하향의 추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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