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탈사, 회사채 발행 '양극화'···소형사 '속앓이'
카드·캐피탈사, 회사채 발행 '양극화'···소형사 '속앓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량 기업 중심 여전채 발행 '활발'
"채안펀드, 비우량사 중심으로 지원해야" 지적도
신용등급이 높고 모기업이 대기업인 여신전문회사들이 활발하게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하지 않은 여전사들은 여전히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현경 기자)
신용등급이 높고 모기업이 대기업인 여신전문회사들이 활발하게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우량하지 않은 여전사들은 여전히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회사(여전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AA' 이상이고 대형 금융지주사나 대기업 계열인 회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거나 모기업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전사들은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의 채권안정시장펀드(채안펀드)가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거나 자금조달이 시급한 여전사들을 중심으로 우선 투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B국민카드(신용등급 AA+)는 지난 22일 300억원 규모의 3년물 채권과 2년물 60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특히, 3년물 금리는 연 1.71%로 당일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의 시가평가 금리)인 1.748%보다 약 4bp(1bp=0.01%p) 낮았다. 2년물 금리도 1.66%로 3bp 낮았다.

같은날 삼성카드(신용등급 AA+)도 2500억원, 1600억원 규모의 2년물 회사채를 민평금리 수준의 1.69%와 이보다 1bp 낮은 1.68%에 각각 발행했다.

신한캐피탈(신용등급 AA-)은 지난 17일 3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를 연 1.79%에 발행했다. 당일 같은 신용등급의 민평금리(1.904%)보다 약 1~2bp 낮은 수준이다.

이들 회사들은 모두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달 코로나19 여파로 채권시장 내 자금경색이 이어지면서 여전사들이 민평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던 것과는 비교되는 상황이다.

1년물이 아닌 2~3년물 채권 발행이 가능해진 것도 여전채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통상 3년물 위주로 채권을 발행하던 여전사들은 코로나19로 최근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1년물만 취급해왔다. 여전사들이 중·저신용자를 주 고객으로 두고 있어 부실 우려가 컸던 탓에 3년물 채권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채 발행 '청신호'가 모든 여전사들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금융지주사,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여전사들은 여전히 여전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신용등급이 'A'인 효성캐피탈은 지난 22일 100억원 규모의 1년물 채권을 연 2.8%에 발행했다. 당시 민평금리가 2.264%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60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이다. JB우리캐피탈(신용등급 AA-)도 지난 23일 1년물 채권 200억원을 민평금리(1.837%)보다 1bp 가량 높은 연 1.84%에 발행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시장안정화를 목적으로 하는 채안펀드가 자체 조달 능력을 갖춘 우량사보단 채권 발행길이 막혀있는 저신용등급 여전사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저신용등급 여전사들은 채권 발행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채안펀드 매입 조건이 'AA-등급 이상 회사채'인 탓에 지원을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사 관계자는 "지금 여전채 시장이 조금 안정된 모습인 것은 사실이나 신용등급이 낮거나 모기업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들은 사실 그대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국 요구처럼 금리를 높여서 채권을 발행하면 안 그래도 발행이 쉽지 않은 회사들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 금리를 무작정 높여서 발행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채안펀드를 통해 일단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전사 관계자는 "채권안정 펀드가 신용등급이나 금리 등 어떤 조건을 먼저 따지기보다 시장안정화 목적에 맞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