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대한항공, 1조원 유상증자 추진
'유동성 위기' 대한항공, 1조원 유상증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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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비만 수천억·만기도래 회사채'···사실상 현금 바닥
"유동성 확보 위해 논의 중···세부적인 조건은 아직"
20일 금융투자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구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주주배정 일반 공모가 유력하다. (사진=대한항공)
20일 금융투자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구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주주배정 일반 공모가 유력하다.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대한항공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면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안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구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주주배정 일반 공모가 유력하다.

현재 대한항공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과 유상증자 주관사 및 인수간 구성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시기나 규모 등 아직 확정된 사항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노선 운항률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데다 매달 인건비 등 고정비만 최소 4000억원,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24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달 30일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사들의 미래 매출을 담보로 한 채권을 말하며, 이는 항공사들의 주된 자금줄 역할을 한다. 사실상 대한항공의 현금은 바닥난 셈이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이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ABS에 대한 조기상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신속한 자금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카드를 선택한 것은 최근 정부가 항공산업에 긴급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앞서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최대한 자체적인 자금조달을 한 뒤 부족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키 위해 전 직원 70% 순환 유급휴직, 임원 급여 반납, 소유 토지 매각 등 고강도 긴축 경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자금줄 방안을 검토했으나 신용등급이 낮아진 점, 비행기도 띄우지 못하는 등의 악조건으로 추가 발행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FSC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자력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무리인 상황인 점을 정부도 알 것"이라며 "이번 추가 지원방안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금융지원 등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 열리는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가 추가로 제시할 항공업계 지원 방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일환으로 지난 17일부터 전 국제선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항공권 판매를 시작했다. 출발 가능 기간은 7월 1일부터이며 유효기간은 구매일로부터 2년이다.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권으로 전 등급 구매가 가능하며 최대 15% 운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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