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정비사업 무대서 주목받는 이유
[CEO&뉴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정비사업 무대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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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사진=삼성물산)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삼성물산)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2020년은 시장과 고객에게 삼성물산의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새로운 10년의 성장을 약속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내놓은 일성이다. 언뜻 보면 신년사에서 으레 하는 공언처럼 보이지만, 올해 그에게 주어진 과제를 살펴보면 발언의 무게감은 여느 때보다 남다르다.

건설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두 개의 사업장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그를 기다리는 중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3주구 재건축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5년 만이다. 지난 2018년 건설부문 대표에 오른 이 사장에게는 처음으로 맞닥뜨린 시험대인 셈이다. 

그의 첫 시험대는 기대감보다는 부담감이 크다. '정비사업 강자'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기회이면서도 시장에서 예전의 위상이 그대로일지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해서다.

성공적인 수주를 이끌어야 하지만, '준법수주'를 원칙으로 삼은 만큼 무리하게 홍보활동을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브랜드 파워에 기대를 걸어보자니 표를 쥐고 있는 조합원들의 셈법은 5년 새 너무 복잡해졌다.

업계에선 그의 업무 스타일이 정비사업 시장에도 통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사장은 회사 내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사업보고서에서 이 사장에 대해 "다년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재무기획전문가"라고 평가한다. 그만큼 그는 합리적이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장은 2018년 삼성물산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1조1556억원, 영업이익 1조1039억원을 냈는데, 이 중 건설부문의 영업이익만 77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10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치 11조7000억원의 91.5%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임원인사에서 이 사장이 자리를 지킨 배경이기도 하다. 작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30%가량 줄며 부진한 실적을 냈음에도 일감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그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진행한 래미안 상품회에서는 '넥스트 래미안 라이프(Next Raemian Life)'를 주제로 옵션 다양화, 가상현실(VR) 견본주택, 전문 서비스 커뮤니티 등 밀레니얼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제안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한 '래미안 A.IoT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 래미안 A.IoT 플랫폼은 기존 IoT 플랫폼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이번 신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반포는 래미안의 자부심을 만들어온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수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강한 의지만큼 이 사장이 역량을 뽐낼 수 있는 기반은 어느 정도 다져졌다.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그의 말처럼 고객에게 삼성물산의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새로운 10년의 성장을 약속하려면 우선 정비사업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것이 관건이다. 여건이 녹록지 않은 해외시장을 넘어서 국내 주택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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