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활로 찾는다"···몸집 불리기 나선 건설업계
"M&A로 활로 찾는다"···몸집 불리기 나선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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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GS건설, 신사업 관련 회사 인수
계열사·자회사 합병 통해 사업영역 '확대'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사업 다각화와 몸집 불리기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합성고무 소재 수술장갑을 제조하는 미국 크레이튼의 기능성 고무제품 사업부와 네덜란드 연구개발(R&D)센터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석유·화학 분야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대림산업은 메탈로센 촉매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과 카리플렉스의 음이온 촉매 기반의 합성고무 생산 기술을 융합해 의료기기, 우주항공, 기능성 타이어 등 첨단 산업분야에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사업확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지난 1월 유럽과 미국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폴란드 목조 주택 기업 단우드(Danwood)와 영국 철골 건축물 기업 엘리먼츠(Elements)를 인수했고, 미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기업 한곳도 인수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GS건설은 인수한 회사를 통해 모듈러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주택시장 공략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의 선진화된 기술을 도입, 고층 모듈러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업에서 드론(무인비행기)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대우건설은 이달 초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AstroX)의 지분 30%를 사들였다.  스포츠용 드론 전문업체인 아스트로엑스는 자율비행능력을 탑재해 실내 점검이나 정찰이 가능한 산업용 드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번 투자로 대우건설은 현장에 시범 적용 중인 관제시스템(DW-CDS)을 접목한 패키지 상품을 통해 이미 구축된 판매망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산업별 드론관제·제어·운영·분석 등 통합관리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계열사나 자회사를 합병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대림산업은 최근 건설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키로 했다. 오는 7월1일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두 계열사는 '대림건설'로 재탄생한다. 삼호는 주택 분야에, 고려개발은 토목 분야에 특화돼 있는 만큼, 두 회사가 합병하면 외형확장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대림건설은 확장된 외형을 바탕으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데이터센터, 대형 SOC사업,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수익성장을 통해 2025년 영업이익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을 위해 합병이 추진됐다"며 "주력사업 분야가 다른 두 회사가 합병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마찬가지다. 대우에스티·푸르지오서비스·대우파워 등 3개 자회사의 합병을 결정한 것. 대우건설은 새로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며, 통합법인은 부동산 개발을 비롯해 부동산 운영·관리, 스마트홈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들 건설사가 인수·합병에 발 벗고 나서는 가장 큰 동기는 업체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위기감이 확산하는 국내외 건설시장에서 신사업과 사업재편을 위해선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력을 흡수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수합병은 기업회생절차의 업체를 편입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사업 진출 전략을 토대로 관련 기업 지분을 취득하거나 인수하는 방법이 주류"라며 "사업재편을 위해서라도 인수합병이나 계열사 간 업무를 집약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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