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기로' 놓인 항공업계 "정부 유동성 지원 절실"
'생존기로' 놓인 항공업계 "정부 유동성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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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국토부 등에 경영지원 자금 공식 건의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우리 정부에 건의할 추가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각 사)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우리 정부에 건의할 추가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셧다운(Shut Down)' 위기에 직면한 항공업계를 대상으로 최근 운수권·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 전면 유예 등 추가 긴급 지원책을 발표했으나 항공업계는 가장 중요한 유동성 지원 없이는 사태 극복이 힘들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항공사들은 임시방편이 아닌 '생존'을 위한 과감하고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해외 정부의 항공사 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우리 정부에 건의할 추가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 선행 △국토부의 항공 분야 긴급지원 자금 규모 확대 등이며 항공사들은 추가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경영자금 지원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가 머리를 맞댄 이유는 현재 세계 항공업계의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추가적인 금융 지원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7일 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고, 3개월간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를 유예하는 등의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한달만인 지난 17일, KDB산업은행은 위기에 직면한 3개사에만 400억원의 지원을 완료했다. 대상은 긴급 운영자금 60억원을 무담보로 승인받은 티웨이항공과 금융 지원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200억원)과 에어부산(140억원)이다. 정부는 전날 운수권·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 전면 유예와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확대 등을 담은 207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 대책을 다시 내놨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직항 노선이 개설된 45개국 중 21개국이 셧다운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항공업계는 이 또한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 항공사의 '생존'을 위해선 자금 지원 확대 등 과감한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더해 FSC들은 현재 LCC를 대상으로만 면제되는 '사업용 항공기 지방세(취득세, 재산세)'가 국적사 전체 범위로 적용돼야 하며, 항공기 취득 및 부품 관세 면세액의 20%에 대해 부과되는 농특세 또한 한시적 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의 지방세와 농특세 납부액은 각 573억원, 203억원 규모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재 마주한 위기에 있어 해외당국의 항공업 지원책과 비교하면 정부의 지원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은 자국 항공사의 생존을 위해 세금 완화는 물론 재정·금융 지원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을 회원사로 둔 미국항공운송협회의 경우 정부에 보조금과 대출 등을 통한 500억 달러(62조원) 규모의 지원을 요구했고 미국 정부 역시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태다. 독일 정부는 루프트한자 등 자국 항공사를 무제한 대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고, 프랑스 역시 에어프랑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 입장을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기자)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기자)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책에 감사하나 한달만에 이뤄진 일부 지원만으로는 실질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고 여전히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항공업이 국가기간 산업인 만큼 지원 범위와 규모를 과감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항공업에 전향적인 현금지원을 해주고 있다. 우리 정부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직항 노선이 개설된 45개국 중 21개국이 셧다운됐고, 이달 둘째 주 항공여객은 1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166만명) 대비 약 91.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항공사 매출 피해액은 최소 6조3000억원이 예상되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경우 항공사 도산과 국제항공 네트워크 붕괴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5월까지 대부분의 항공사가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또한 항공사가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최대 2000억달러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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