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20번 빨아 쓸수 있는 '마스크 필터' 개발
KAIST, 20번 빨아 쓸수 있는 '마스크 필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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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섬유로 만들어 에탄올에 3시간 담가도 KF80급 성능 유지···품귀 현상 해결 기대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스크 필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스크 필터. (사진=한국과학기술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20번 이상 빨아 써도 차단 성능이 유지되는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보건용 마스크 품귀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연구팀에 따르면 이 마스크 필터는 나노섬유를 십자 모양처럼 직각으로 교차하거나 일렬로 정렬시키는 절연 블록 전기 방사법을 활용해 세탁 후에도 효율이 유지된다. 

기존 멜트블로운 필터는 섬유가 무작위로 얽힌 부직포 형태로, 기공 크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작은 입자까지 차단하려면 여러 장의 필터를 겹쳐야 했다.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수분에 닿으면 사라지는 바람에 마스크를 착용한 지 일정 시간이 흐르거나 세탁하면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연구팀이 만든 필터는 미세한 나노섬유를 직각 교차시키거나 일렬로 촘촘하게 정렬해 만든 것으로, 기공 크기가 작고 동일하다. 이 덕분에 기존 필터보다 얇은 두께로 동일한 차단 효율을 낼 수 있다. 통기성이 좋아 숨쉬기에도 편하며, 에탄올이나 비누로 여러 차례 세척해도 입자 차단 성능이 유지된다.

연구팀이 필터를 비누로 20번 이상 손세탁하고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놨는데도 필터 구조가 변하지 않고 초기 성능 대비 94% 수준의 성능이 유지됐다. 4000번 이상 반복적으로 굽혀도 코리아필터(KF)80 이상의 차단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면마스크 안에 필터를 넣어 교체할 수 있는 형태의 마스크를 만들었다. 필터당 10∼20회 에탄올 스프레이나 비누로 씻어 재사용하면, 필터 2∼3개로 한달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KAIST 창업회사 김일두 연구소에선 1시간에 폭 35㎝, 길이 7m의 필터를 생산할 수 있다. 하루 평균 마스크 필터 1500장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김 교수는 "에탄올 소독이나 가벼운 손세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품귀 현상과 마스크 폐기에 따른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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