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화이트데이 특수 실종
유통가, 화이트데이 특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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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돼 비대면 선물 대세, 호텔·베이커리는 손님 늘어
13일 서울 중구에 자리한 한 편의점 앞. 화이트데이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사진=박지수 기자)
13일 서울 중구에 자리한 한 편의점 앞. 화이트데이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사진=박지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유통업계 대목으로 꼽히는 밸런타인데이(2월14일)에 이어 화이트데이(3월14일)에도 특수가 실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선물을 직접 주는 것보다 배달 등을 통한 비대면(언택트) 선물문화가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화이트데이를 하루 앞두고 서울 중구에 있는 A 편의점과 B 편의점을 방문해보니 외부엔 화이트데이 특별 가판대를 비롯해 사탕 등 관련 상품이 진열돼 있지 않았다.  

화이트데이는 밸런타인데이·빼빼로데이·크리스마스 등과 함께 유통업계에서 대목으로 꼽힌다. 이맘때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일주일 전부터 외부에 특별 가판대를 꾸리고, 판촉 행사에 나섰다. 출입문에도 관련 홍보물을 부착해놨지만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직접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보다 온라인으로 선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G마켓의 화이트데이 관련 상품 신장률을 살펴본 결과 여성화는 140% 치솟았고, 여성가방(44%)과 보석·시계(24%) 등도 늘었다. 

롯데닷컴에서도 최근 일주일 간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스와로브스키 로즈골드 이어링과 티쏘 러블리 스퀘어 워치 등 보석 매출이 직전 주 대비 46%까지 뛰었다. 캉골 에코 프랜들리백과 스트레치엔젤스 파니니 백은 매출이 전주보다 23% 늘었다. 

비지에프(BGF)리테일은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선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에 주목,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손잡고 오는 15일까지 전국 오프라인 씨유(CU)와 요기요 내 CU에서 세 가지의 러브 딜리버리 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상자크기에 따라 7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 밸런타인데이(2월8일~14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신장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배달 서비스 이용건수는 88%나 뛰었다. 

지에스(GS)리테일 역시 최근 배달 서비스를 전국 지에스이십오(GS25) 가맹점 1200곳으로 확대하면서 배달 운영 상품에 화이트데이 기획 선물 세트 및 새로운 종류의 캔디, 젤리를 추가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모바일을 통해 기획전에 접속할 경우 고디바 선물세트, 프라다 지갑, 향수 등 모든 기획전 상품에 대해 무료로 배송해 준다. 티몬 역시 배달 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달 선물하기 매출은 전년 대비 미용 용품은 608%, 패션잡화는 525% 늘었다. 

호텔업계는 객실 이용과 대규모 행사는 급감했지만 화이트데이를 맞아 레스토랑이나 베이커리를 찾는 손님들이 늘며 반짝특수를 누렸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평일 기준 50~60% 수준이던 서울시내 특급호텔 객실 이용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10%대로 뚝 떨어졌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명동 호텔 객실 점유율도 20%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호텔서울 본관 1층에 자리한 식음업장 라세느의 경우 화이트데이 전후 예약이 만석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시그니엘 서울 81층에 자리한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 역시 예약이 만석인 상태다. 스테이의 경우 뷔페가 아닌 코스요리로 맛볼 수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일이나 당일에 예약하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면서 "예약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베이커리 매장 몽상클레르 이용손님 역시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밸런타인데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화이트데이 역시 특수를 기대하기에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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