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산업 공멸 위기에 내몰리자 정부 및 관계기관에 공식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무급휴직, 임원 임금 반납 등의 자구노력만으로는 현재 직면한 항공산업 전반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LCC 6개사(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사장단은 28일 공동 긴급 건의문을 통해 "항공산업은 관광, 숙박 등 서비스 및 물류에서 항공기 정비까지 이어지는 '경제 고리의 시발점'이다"며 "현재 산업기반의 공멸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LCC들은 지난해 환율변동, 일본 보이콧, 홍콩 시위 등 직격탄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어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절반이 넘는 노선들을 철수하면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절박한 인식 하에 공동의 뜻을 모아 정부차원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세 가지 지원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먼저 무담보, 장기 저리 조건 등을 비롯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 구조상 누적된 적자가 반영된 현 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공항사용료 및 세금의 유예가 아닌 전면 감면 조치를 시행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공항사용료 등 각종 비용지원은 감면이 아닌 납부유예기 때문에 실질적 지원이 못된다고 판단, 추가적으로 각종 세금(항공기 재산세, 항공유 수입관세 등)의 감면 지원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한시적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현재 LCC들은 다수의 운항 노선 축소로 인해 휴직 인원이 대거 발생함에 따라 항공사 근로자의 휴업수당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한시적으로 3분의 2로(현행 2분의 1) 인상해달라는 조건이다.
아울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만명 이상 임금 반납, 무급휴직, 자산 매각과 같은 비용절감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지금의 국가적 재난은 항공사만의 자체 노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라며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미래 일류 항공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정부차원의 전향적인 지원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