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국 韓입국금지에 항공업계 '초비상'···LCC '임시휴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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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띄우는 항공기 증가···환불액·주기료·리스료 수억원대 부담
26일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일본을 포함해 총 17개국으로 늘었다. 일본은 오는 27일부터 대구·경북 청도를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키로 했다. (사진=각 사)
26일 항공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27일부터 대구·경북 청도를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키로 했다. 따라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총 17개국으로 늘었다. 검역 강화나 14일 격리 조치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대만, 마카오, 태국, 영국 등 11개국이다.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됨에 따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입국금지 및 격리조치를 심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이미 중화권과 동남아, 일부 대양주 노선까지 운휴했기에 사실상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노선이 바닥났고, 거기다 쏟아지는 환불 요청,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주기료, 항공기 리스료까지 겹쳐 감당하기 역부족이다. 일각에서는 '임시휴업'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27일부터 대구·경북 청도를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키로 했다. 따라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총 17개국으로 늘었다. 검역 강화나 14일 격리 조치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대만, 마카오, 태국, 영국 등 11개국이다.

한 LCC 관계자는 "이제 남아있는 노선이라곤 일본 뿐인데 입국금지 범위를 한국 전역으로 늘리면 정말 휴업을 해야하는 지경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코로나19가 발원국인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까지 퍼진 당시, 항공사들은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인천과 김포, 제주, 김해 최근은 대구국제공항을 오가는 노선들까지 대거 비운항키로 했다. 이로써 상하이, 싱가포르, 하노이, 다낭, 방콕, 타이베이, 코타키나발루, 세부, 보라카이 등 주요 수익을 창출하던 노선 모두 대상이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감축 및 운휴 조정이 들어간 시기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집계된 국내 항공사의 환불금액은 무려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노선 감축 및 운휴 조치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초반 수익성이 받쳐주는 베이징, 방콕, 세부와 같은 주요 노선은 최소한이라도 운항하려 했었다"며 "하지만 불안감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항공권이 저렴하고 비싸고를 떠나 '아예 여행을 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게 낫다'라고 판단해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 집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가 평균 13시간에서 많게는 17시간까지 운항하는데 이젠 5시간도 안될 때가 많다"면서 "좌석도 절반 이상이 빈자리여서 차라리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게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자 각 사들은 무급휴직, 단축근무 등을 비롯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전 임원들은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며, 임금 3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이달 기준 전 임직원에게 급여 40%만 지급하는 '임금체불' 카드를 꺼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의 한숨은 커지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집계된 운휴노선만 한 항공사당 최소 7개에서 최대 25개며, 감축 노선은 더 많다. 때문에 항공기를 주기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많아져 지불해야하는 주기료 금액도 덩달아 늘어난다.

인천국제공항의 주기장은 화물,정비 제외 항공기 156대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데 현재 자리가 모잘라 항공사들은 김포나 김해국제공항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거기다 비행기를 빌린 항공사들은 리스(lease)료까지 부담해야 해 본전도 못 뽑는 셈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단거리에 자주 투입되는 B737-800(65톤 기준), A321-200(89톤 기준)의 경우 인천국제공항 기준 24시간 세워두면(3시간 면제분 반영 시) 주기료를 각각 32만원, 44만원을 지불해야한다"며 "현재 자리가 모자라는 상황이라 김포나 김해로 보내지만 거기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LCC업계에 3000억원의 긴급융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지원 기간과 가이드라인이 공지되지 않아 항공사들의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한편, 이날 기준 국내 코로나 확진환자는 1261명,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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