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건전문가 "코로나19 '변곡점' 가까워졌다···'대유행' 우려"
英 보건전문가 "코로나19 '변곡점' 가까워졌다···'대유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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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 속도, 억제 노력보다 빨라"
"한국·伊 사례 발생 가능성 높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질병관리본부)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상태가 '변곡점'(tipping point)에 근접하고 있다는 영국 보건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현지시간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연구 권위자인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교수는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볼 때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각국 방역 당국의 억제 노력보다 더 빠르다는 근거에서다.

헌터 교수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억제를 위한 기회의 창이 점점닫히고 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막기 위한 우리의 능력이 다한 뒤에 다가올 변곡점이 지난 24시간 이후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헌터 교수는 진원지인 중국에서 확진 사례가 감소하는 반면 지난 주말 "다른 곳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 전개됐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급증 사례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다"고 말한 뒤 "이탈리아에서의 여러 확진 사례는 유럽의 큰 걱정거리로, 며칠 내 그곳에서 상당수의 사례가 추가 확인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헌터 교수는 또 최근 환자 수가 급속히 확산하는 이란 상황이 중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최근 들어 중국 밖에서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 주목했다. 

옥스퍼드대학 수리 역학 분야 연구원인 로빈 톰슨 박사는 "이탈리아 확진 사례가 지난 21~22일 배증했다"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의 중요한 단계로 바이러스 영향권에서 경미한 사례라도 신속하게 격리하는 것은 유럽 내 전염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에든버러대 의대의 데비 스리드하르 교수도 AFP 통신에 "지난 48시간 동안 코로나19 발생의 방향성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통신에 따르면 스리드하르 교수는 "WHO와 회원국 정부는 기존에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에서 줄이는 것으로, 즉 부정적 영향을 감소하는 쪽으로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리드하르 교수는 "이탈리아와 한국, 이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나탈리 맥더못 강사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맥더못은 "영향을 받은 국가로부터 감염이 유입된 이후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며 "우려되는 점은 이들 3개 국가, 특히 이란과 이탈리아에서 집단 내 그러한 개인과의 명확한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 전염병학자인 에릭 도텐지오는 "(감염) 전파의 새로운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경각심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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