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이탈리아, 공연·축제 올스톱···사망 3명·확진 150여 명
'코로나 확산' 이탈리아, 공연·축제 올스톱···사망 3명·확진 15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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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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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주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2명,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철수한 자국민 1명 등 3명에 불과했던 확진자가 최근 며칠 사이 150여명 수준으로 폭증한 것은 물론 사망자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보건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던 77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악성 종양으로 롬바르디아주 크레마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검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20일에는 롬바르디아주에서 77세 여성이, 21일에는 베네토주에서 78세 남성이 숨졌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현재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망자 세 명을 포함해 최소 152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과 이란,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빼면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다. 유럽에서 현지 확진자의 사망 사례가 나온 것도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중국 등을 여행한 적 없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역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규모 신규 확진 사례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 두 지역에 집중돼있다.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하는 지역이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선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최초 확진자이자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코도뇨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후 롬바르디아주에서 쏟아져나온 거의 모든 감염자가 해당 병원 의사·간호사·환자, 혹은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남성이 애초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오리무중이다.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베네토주도 애초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사업가 8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으나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최초 전파자 존재가 미궁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전날 이동 제한령을 내린 롬바르디아·베네토 내 일부 지역 주민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슈퍼 전파자의 존재가 확인된 코도뇨 인근 마을에선 주민들이 식료품과 마스크 등을 사려고 슈퍼마켓 앞에 긴 줄을 서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들은 최소 수일간 집안에서 자체 격리 생활을 해야 할 처지다.

이동 제한령 대상은 두 개 주 11개 마을 주민 약 5만3천명이다. 지역 주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물론 외부인의 진입도 제한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북부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의 조처도 크게 강화됐다. 경제·사회·문화·스포츠·교육 등 모든 영역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루카 차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현재 한창인 이탈리아 최대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 진행을 이날 밤부터 잠정 중단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프랑스 니스 등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꼽히는 베네치아 카니발은 애초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지난 18일 개막한 '밀라노 패션 위크 2020' 역시 바이러스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국인 취재진과 바이어, 관련 종사자들의 행사 참석이 취소된 가운데 이날 예정된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의 패션쇼도 보건상 이유로 아무도 없는 텅 빈 무대에서 진행됐다.

밀라노에 있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 공연장 가운데 하나인 라 스칼라도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밀라노 등 북부지역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세 경기를 비롯해 모든 스포츠 경기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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