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승인 앞둔 TV홈쇼핑, 마스크 방송 '전전긍긍'
재승인 앞둔 TV홈쇼핑, 마스크 방송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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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후환 두려워 긴급 편성했지만 주문 대란 명약관화
공급 부족해 판매 물량 확보 어려운데 소비자 불만까지
3일 오후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이주현 기자) 
지난 3일 오후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이주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TV홈쇼핑 업계가 이중고에 빠졌다. 정부가 마스크 판매방송을 편성하는 업체에 재승인 심사 때 가점을 주겠다고 하자 올해 재승인을 앞둔 홈쇼핑 업체들은 마스크를 구해 긴급 방송을 편성했다. 그러나 주문시간 이전부터 전화가 몰려 연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인터넷 서버까지 마비되면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게 됐다. 

11일 현대홈쇼핑은 오는 13일 오후 2시40분 편성한 크린조이 마스크 4000세트(1세트 60개입·24만개)를 생방송 대신 인터넷쇼핑몰(H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1세트에 5만9900원으로 1인당 1세트만 살 수 있다. 

현대홈쇼핑이 마스크 판매방식을 바꾼 이유는 해당 방송 알림 서비스 신청자만 10만여명에 달하는 등 주문 폭주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7일 새벽 동국제약 마스크 KF94(60매)를 3만9900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송 시작 전 온라인 주문 서버가 인터넷 카페 등에 유출되면서 준비한 물량이 동났다. 4시 방송에 맞춰 급하게 물량을 늘렸지만, 2분 만에 다 팔렸다. 이에 방송을 기다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바 있다. 

NS쇼핑 역시 지난 8일 오후 3시부터 KF94 마스크 100개들이 1세트를 개당 600원꼴인 5만9900원에 내놨지만 방송 시작 6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방송 전부터 NS홈쇼핑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접속이 불가했다. 방송 시작 후에는 ARS(자동응답시스템) 주문 연결도 원활치 않았다. 

다음날(9일) NS쇼핑이 자사 T커머스 채널인 NS샵플러스을 통해 오전 11시21분부터 KF94 마스크 1500세트를 방송 판매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며 소비자들의 원성만 커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공영홈쇼핑도 오는 19일부터 마스크 15만개(40개들이 3750세트)를 1000원에 판다. 사재기 등을 막기 위해 구매수량을 1인당 1세트로 제한하고, 편성 시간대 역시 공개치 않기로 했다. 공영홈쇼핑은 이를 위해 전국 마스크 제조업체 43곳을 섭외해 마스크 100만개를 확보했다. 

이처럼 홈쇼핑업체들이 앞다퉈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한 이유는 지난 6일 정부가 홈쇼핑 사업자들이 마스크를 판매하면 향후 사업자 재승인 및 연간 이행점검 시 가점을 부여하기로 하면서다. 중소기업 편성시간의 2배를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홈쇼핑 업체 입장에서 이는 부담이다. 마스크 판매방송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후환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홈쇼핑 재승인 대상업체는 현대홈쇼핑과 NS쇼핑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채널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는 현대홈쇼핑과 NS쇼핑은 구체적인 편성 계획들이 잡힌 반면,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은 아직 편성일자가 잡히지 않았다. 

한 TV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마스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물량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1인당 구매제한이나 서버 확대 등 대비책을 마련했음에도 동시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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