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초고가·맛집' 설 선물세트로 소비자 유혹
백화점 '초고가·맛집' 설 선물세트로 소비자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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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영향으로 특별한 사람에게만 선물 주는 문화" 겨냥해 기획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층 식품관 더웨이브에서 이달 19일까지 블랙 트러플(120g)과 전용 슬라이서(1개)로 이뤄진 블랙 트러플 선물세를 판매한다.(사진=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층 식품관 더웨이브에서 한 여성이 '블랙 트러플'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설 선물세트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차별화 카드를 빼내들었다. 참치캔, 생활용품 등 대용량 선물세트를 대신 초고가나 유명 맛집과 손잡고 출시한 이색 명절 선물세트를 앞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초고가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해 '프리스티지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최상위 등급 구이용 부위들로 이뤄진 한우 세트인 L-NO. 9(135만원), 최상급 참조기만으로 꾸려진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황제(200만원), 프랑스 대통령이 문화 외교를 위해 사용할 정도로 명성이 높은 LV 로마네 꽁띠 컬렉션(91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9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1층 식품관 더웨이브에서 블랙 트러플(120g)과 전용 슬라이서(1개)로 이뤄진 블랙 트러플 선물세트도 기획했다. 백화점업계 최초로 트러플 원물을 선보이는 것으로, 가격은 58만원이다. 

또한 34년 전통의 한우 전문점 벽제갈비의 벽제 감사 세트(양념갈비 약 3.5kg·35만원)와 100대 한식당으로 선정된 갈비 명가 송추가마골의 스페셜 가마골 세트(2.4kg·17만5000원) 등 노포 맛집 세트를 비롯해 전국 각지 명인들이 만든 선물세트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하는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부엉이곳간의 조청 선물세트.(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부엉이곳간과 손잡고 조청 선물세트를 내놨다.(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길이가 28㎝ 이상인 굴비만 모은 현대 명품 참굴비세트를 한정(총 150세트)으로 선보인다. 가장 큰 35㎝ 굴비 10마리를 모은 수(秀) 세트 가격은 350만원에 달한다. 자염·죽염·해양심층수 소금 등 전통 소금 3종과 프랑스 게랑드 소금으로 밑간을 한 특화 소금 굴비(25만원)는 지난 추석 때의 두 배인 1200세트를 준비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유명 맛집의 요리법를 활용한 양념육, 전통 식품 명인의 장류를 더한 굴비 등 선물세트 20여 종을 2만세트 한정으로 내놨다. 전라도 광주의 맛집 송정골 한우 떡갈비 세트와 미쉐린 가이드에 3년 연속 오른 게방식당의 간장 전복장과 새우장 등을 선보인다.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의 인기 상품도 저렴하게 내놨다. 윤원상 참기름·방영길 고춧가루·박성춘 토판천일염·김종희 5년 숙성 간장·이원복 찹쌀 조청·곽석주 표고버섯가루·한상준 사과식초 등이 담긴 명인명촌 미본 선 세트는 정상가보다 10% 싸게 만날 수 있다. 소보꼬, 부엉이 곳간, 살룻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7개 브랜드와 손잡고 출시한 이색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유명 맛집 게방식당의 대표메뉴인 간장게장 세트를 올해 설 선물세트로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유명 맛집 게방식당의 대표메뉴인 간장게장 세트를 올해 설 선물세트로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하나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겠다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고가의 상품을 지난 설에 비해 15% 늘렸다. 최상위 등급 200만원의 명품 한우세트는 20세트 한정 판매로 준비했다. 명품 제주 옥돔(40만원), 제주 한라산에서 재배한 명품 백화고 세트(30만원)등도 대표상품으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맛집 선물세트 품목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렸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소고기 맛집 우텐더와 손잡고 만든 1++등급 한우 선물세트와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숙성한우 맛집 우가의 대표 메뉴인 1++ 숙성 등심과 차돌박이로만 이뤄진 한우 세트 등이 대표메뉴다. 

이처럼 백화점업계가 유명 맛집과 손을 잡고 설 선물세트를 기획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유명 맛집을 찾아 멀리 갈 필요없이 인지도 높은 상품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설 유명 레스토랑과 협업한 상품의 매출 신장률은 11.5%로 설 선물 전체 신장률 7.2%를 훌쩍 웃돈다. 

특히 명절 선물문화가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등 대용량 선물세트를 여러명에게 돌리는 대신 몇몇 중요한 사람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비교적 값이 저렴하고 대용량의 선물세트를 여러명에게 돌렸지만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특별한 사람에게만 의미있는 선물을 주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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