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회사채 발행에 1.4兆 투자수요···공모채 시장 '청신호'
SKT, 회사채 발행에 1.4兆 투자수요···공모채 시장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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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진=SK텔레콤)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진=SK텔레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올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회사채 발행에 나선 SK텔레콤이 1조원이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AAA급의 초우량 신용도를 보유한데다 연초부터 풍부한 자금집행을 재개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7일 기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1조4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 회사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대표주간사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이다.  

세부적으로는 3년물에 6800억원, 5년물에 4400억원, 10년물 2300억원, 20년물 1000억원 등의 주문이 들어왔다. 당초 발행 계획은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 10년물 500억원, 20년물 300억원이다. 3년물의 경우 발행 계획보다 10배 가까이, 장기물인 20년물에도 3배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이다. 이처럼 투자 수요가 모이면서 SK텔레콤은 채권 발행금액을 4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투자 의지를 밝힌 기관들은 주로 보험사, 연기금, 자산운용사다. 특히 10년물과 20년물에도 수요가 몰린 이유는 자산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 연장을 위해 보험사들이 장기물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이 2022년부터 도입되는 것을 대비해 보험사들은 장기채권을 사들여 자산 만기를 늘리고 있다. 

올해 공모채 시장 분위기를 파악할 첫 가늠자인 SK텔레콤의 회사채 기관들의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올해 역시 공모채 시장의 강세가 예상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퇴직연금 자금유입 등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집행을 재개하면서 1월 공모채 발행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SK텔레콤의 뒤를 이어 LG헬로비전이 이달 10일,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르면 9일경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헬로비전이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이번 수요예측은 LG헬로비전이 LG그룹에 들어간 이후 처음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12월 24일 지분양수도 거래가 확정되면서 최대주주가 CJENM에서 LG유플러스로 바꼈다. 회사명도 CJ헬로에서 LG헬로비전으로 변경됐다. LG헬로비전의 신용등급은 AA-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신용등급은 BBB0에 그치지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공모채 발행에 있어 당초 계획보다 수요가 몰리는 '오버부킹'을 이어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새해 첫 BBB급 공모채라는 점에서 수요예측 결과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LG헬로비전,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SK텔레콤과 함께 2020년 연초 공모채 시장 분위기를 파악할 가늠자로 꼽히고 있다. 

이외 현대제철, 한화솔루션, LS전선, 오일허브코리아, 신세계푸드 등이 1월 공모채 발행을 준비중이다. 이들 회사들의 예상 발행규모는 증액 가능성을 제외하고도 1조6700억에 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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