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올해 키워드 '고객·성장·혁신'···미래 역량 제고 초점
재계 올해 키워드 '고객·성장·혁신'···미래 역량 제고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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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성장 발판 사업 강화" 100년기업 의지표명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 '고객 가치' 경영 해법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서초사옥, SK그룹 서린빌딩, LG트윈타워, 한화그룹빌딩(사진=서울파이낸스 DB)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성서초사옥, SK그룹 서린빌딩, LG트윈타워, 한화그룹빌딩(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은 올해 경제 위기 돌파구로 '고객감동'과 '성장'을 꺼내 들었다.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절실함이 신년사에 고스란히 담겼다. 미래를 위한 자체적인 혁신과 역량 제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대외적인 경영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신년사에 담겼었다.

삼성은 그룹 차원의 신년행사 없이 계열사마다 시무식을 진행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100년 기업 원년'을 화두로 제시했다. 1969년 설립된 뒤 50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100년 기업의 도약' 전환점으로 삼았다면 올해는 이를 만들어나갈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선대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며 지난해 이어 올해도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주문했다. '법고창신'은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전영현 삼성SDI사장도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100년 기업을 향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출발선에 서 있다며, 과거 50년 디스플레이 세계 제패의 영광을 넘어 첨단 소재와 에너지 기업의 정상에 서자"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무식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 그룹은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아 시장 판도를 주도해 나갈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이 목표"라며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앞으로 5년간 총 10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며 공격 경영을 예고헀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197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젊은 인재들을 주요 보직의 임원으로 발탁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생략하고 대신 직원과 시민, 고객 등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신년회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도 별도에 신년사를 내지 않고 대신 주요 관계사와 최고경영자들과 대담을 하는 모습을 사내 방송을 통해 생중계해 임직원들이 자연스레 회사의 경영방침을 알 수 있도록 했다.

SK그룹은 "파격적인 방식의 신년회를 도입한 이유는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 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답은 고객에 있다'고 주문한 구광모 LG그룹회장은 올해도 '고객 가치'를 경영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LG그룹의 정신을 이어갔다. 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고객이란 단어를 사용한 횟수는 총 24회에 달했다. 지난해 신년사 때는 총 30회 언급했었다. '고객중심주의'가 LG그룹의 확고한 경영과제로 자리매김한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또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 시무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LG 구성원들과 소통력을 넓히기 위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방식이 깔려 있다고 LG그룹은 설명했다.

조현준 효성 그룹 회장도 고객 중심 경영을 올해 경영 화두로 던졌다. 그는 "고객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며 "고객의 목소리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숲은 다름 아닌 우리의 고객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숲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야만 그 생태계 안에서 우리 효성도 같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임직원들에게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한해는 일류 한화의 '사업별 선도지위'와 '미래가치'를 지속 확보해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심사업을 글로벌 리더 수준으로 격상하고 적어도 10년 후 미래 전략사업분야에서 '대체불가한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국내 및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하는 위기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혁신 성장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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