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확장비만 2천만원"···분양가 뒤에 숨은 '유상옵션' 논란
"발코니 확장비만 2천만원"···분양가 뒤에 숨은 '유상옵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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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내년 4월 상한제 적용되면 꼼수 더 늘어날 것"
지난 9일 르엘 캐슬 갤러리를 찾은 내방객들이 르엘대치, 르엘신반포센트럴의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지난 9일 르엘 캐슬 갤러리를 찾은 내방객들이 르엘대치, 르엘신반포센트럴의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로또 청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서울 분양시장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주변 시세보다 값이 저렴해지자, 새 아파트를 향한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저렴해진 분양가 대신 늘고 있는 '유상 옵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건설사나 정비사업 조합이 유상 옵션을 통해 분양가를 보전하려 한다는 지적인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된 5개 단지(서초그랑자이·르엘 신반포 센트럴·래미안 라클래시·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역삼 센트럴 아이파크)의 유상 옵션 비용은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8017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 지역에 공급되는 같은 평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9억~1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의 5%에서 많게는 9%가량이 유상 옵션 비용으로 추가 지출되는 셈이다.

유상 옵션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옵션을 제외한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 품목으로는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붙박이 가전제품 △붙박이 가구 등이 있다. 지난달 서초구 잠원동에 공급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 전용 84㎡A형의 경우 풀옵션 비용이 7000만원대다. 시스템 에어컨을 전실에 설치할 경우 최대 8125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지난 9월 분양한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 전용 84㎡B형은 발코니 확장, 현관중문, 수입 주방가구, 주방가전 패키지, 원목마루 등 풀옵션을 택하면 추가 비용이 8260만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분양한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전용 84㎡C형은 양문형 냉장고, 스마트오븐, 빌트인 드럼세탁기, 전기쿡탑 등 옵션을 포함한 최대 비용이 7250만원이다.

그간 발코니 확장시 붙박이장, 전동 빨래 건조대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분양가에 발코니 확장비가 아예 포함된 단지가 종종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선 분양가 통제가 강화된 후 유상 옵션 항목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분양 수익을 늘리기 위해 수입 주방가구를 세분화하고, 마루 바닥 등 재질 업그레이드를 추가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유상옵션 중 필수로 꼽히는 '발코니 확장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고급 주방가구나 타 가구의 경우 옵션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만, 개별 시공이 까다로운 발코니 확장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구조여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크다.

실제 올 상반기 서울 주요 분양단지(전용 84㎡ 기준)의 발코니 확장비가 대부분 15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된 것과 달리 올 하반기 분양된 단지의 발코니 확장비는 △래미안 라클래시(전용 84㎡B) 1989만원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전용 84㎡C) 1980만원 △르엘 신반포 센트럴(전용 84㎡A) 2200만원 △르엘 대치(전용 77㎡T) 2100만원 등으로 2000만원에 근접하거나 이를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내년 4월부터 상한제가 본격 적용될 경우 이같은 꼼수 분양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에 조성하는 고급 아파트일수록 자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유상 옵션이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재건축 물량의 경우 조합 기대이익을 맞추고자 유상 옵션으로 보완하는 방법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조합 주관의 옵션은 마진을 조합이 가져가는 구조여서 손해를 보전하려는 곳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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