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용등급 하락에도···GBC 수혜에 계열사 '호평'
현대차 신용등급 하락에도···GBC 수혜에 계열사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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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반면, 현대건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수혜를 근거로 증권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25일 현대차 회사채 신용등급을 'AAA0(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현대차가 최고 신용등급 'AAA' 지위를 잃게 된 것은 6년만이다. 

등급하향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기아자동차의 무보증사채에 대해서도 기존 등급인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특히 전체 시장 중 3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매출이 30% 가까이 하락하는 등 현대차의 해외시장 부진이 치명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2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각각 124만대, 117만대에 그쳤다. 이는 2016년 대비 약 29% 줄어든 규모다. 

반면 증권사들은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게 되면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계열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GBC는 현대차가 3조7000억원의 건설비를 투입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용지에 지을 예정인 신사옥이다. 현대차가 2014년 한전으로부터 축구장 11배 크기(7만9342㎡) 용지에 대해 약 10조500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국방부는 최근 서울시에 GBC 관련 조건부 합의문을 제출한데 이어 2020년 1분기부터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건설은 종속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GBC 공사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내년부터 시공 금액에 대해 매출로 반영할 수 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GBC 수주 금액은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GBC 착공시 향후 4~5년간 현대건설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BC 공사 참여를 계기로 현대건설이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봉은사로 이어지는 연면적 16만㎡ 규모 광역환승센터 및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 이외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등도 GBC 건설에 들어가는 철근, 건설자재, 정보통신시스템 구축 등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신사옥이 들어설 GBC에 최첨단 정보통신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며 "앞으로 현대오토에버의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빌딩과 스마트 홈이 사내외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GBC 착공으로 인한 계열사들의 매출 증가가 모회사인 현대차의 수익성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현대차는 현대건설과 현대오토에버의 최대주주로, 각각 지분 34.92%와 76.1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지분 35.97%를 보유한 기아자동차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현대차로부터 수주한 GBC 관련 수주 금액 2조6000억원은 현대건설이 3분기 국내부문에서 달성한 매출의 47%에 육박한다. 현대건설의 실적이 개선되면 모회사인 현대차의 연결손익계산서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현대건설이 수주한 금액은 결국 현대차의 자본에서 지출해야 할 투자금이다. 이와 관련 금투업계와 신평사들은 연간 5조원 이내 수준의 CAPEX(투자를 위한 자본지출)는 현대차가 자체적인 영업창출 현금으로도 충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의 EBITDA 마진율(영업수익에서 세전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말 연결기준 6.4% 수준으로까지 하락한 이후 올해 3분기 6.8%로 소폭 상승세다. 현대차만 별도로 분리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3분기말 기준 이 비율은 7.9%로 지난해말 5.7%보다 빠르게 개선됐다. 

GBC 착공 이후 현대차가 단행해야 할 대규모 투자금을 영업창출현금 이내로 제어하는 한편 계열사들이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는 등 추가적 시너지를 이뤄낼 경우, 이번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증권가와 신평사의 전망 역시 한층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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