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인체 구석구석 건강 배달하는 '혈액'
[전문가 기고] 인체 구석구석 건강 배달하는 '혈액'
  • 유종하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jhyoo92@nhimc.or.kr
  • 승인 2019.11.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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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하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유종하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우리 몸에 있는 혈관을 한 줄로 늘어놓으면 약 10만㎞에 이른다. 이는 지구 둘레의 2.5배에 해당되는 길이다. 그런데 심장을 출발한 혈액은 불과 몇 분 만에 우리 몸을 한 바퀴 돈다. 누구나 피가 온몸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은 4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몸에서 필요로 하는 물질을 적재적소에 골고루 전달하는 혈액순환에 대해 알아보자.

혈액은 심장, 동맥, 모세혈관, 정맥을 통해 체내의 각 조직을 끊임없이 순환하며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혈액이 끊임없이 순환하지 않는다면 체내 조직과 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같은 세포 성분 비율이 40~45%다. 나머지는 액체 성분인 혈장으로 이뤄졌다. 적혈구의 생존기간은 약 120일, 백혈구와 혈소판의 생존기간은 약 2일이며, 혈액세포 수치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정상적으로 소모된 혈액세포만큼 새로 보충되기 때문이다. 
 
혈액 구성 성분별 기능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이라는 혈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철분이 풍부한 헤모글로빈은 일종의 단백질로, 신체의 각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인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백혈구는 감염, 염증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백혈구는 다시 림프구,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 단구로 나뉜다. 혈소판은 출혈 발생 시 가장 먼저 작용하는 일차 지혈을 맡는다. 

혈장의 약 90%는 물로 이뤄졌다.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영양소, 호르몬, 항체 등이 포함된 혈장은 노폐물 운반, 삼투압 및 체온 유지, 지혈 작용을 한다. 

병원에서 피검사는 혈액세포 외에 대부분 혈장 속의 물질을 분석하는 일이다. 건강한 혈액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선홍색이다. 병원에서 검사하는 정맥혈은 육안 상 약간 검붉은 색깔에 가깝게 보일 수도 있다. 

채혈 후 혈액을 원심분리해보면, 액체성분인 혈장은 세포성분(적혈구·백혈구·혈소판)과 분리돼 윗부분에 위치하며, 건강한 혈액은 혈장부분이 맑고 노르스름한 색을 띤다. 식후에 피를 바로 뽑거나 건강하지 않은 혈액은 혈장부분이 탁하게 보인다.

혈액세포들은 지속적으로 분화하고 증식을 하는데 방사선, 화학물질 같은 유해요소에 의해 손상 받기 쉽다. 손상 받은 혈액세포들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백혈병 등 중증 혈액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소 혈액 건강을 위해서는 술 마시는 양과 횟수를 줄이는 게 좋다. 특히 음주 후 3일은 술을 안 마시는 것이 혈액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흡연도 안 좋다.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혈중 적혈구와 백혈구 수치가 높다. 담배연기 속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그 기능을 방해하는데, 보상작용으로 적혈구가 많이 만들어지고 흡연에 의한 기관지 염증반응에 의해 혈액 내 백혈구 수치가 올라간다. 적혈구와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면 혈액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혈류이상 및 혈관손상을 유발하는 염증물질이 분비될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혈액 흐름이 원활해지고, 노폐물이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혈액 점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 하루 8잔(250cc기준)정도다. 

아침 공복이나 식사 전후, 취침 전 물 한 잔씩 챙겨 마시면 쉽게 하루 8잔을 채울 수 있다. 특히 취침 전 물 한 잔씩 마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는 동안 수분이 손실되면서 혈액 점도가 올라 발생하는 혈류 이상 예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커피나 콜라, 이온음료보다 맑은 물이 몸에 좋다. 첨가물을 넣은 음료와 달리 깨끗한 물은 혈액 내 노폐물을 더 잘 녹여서 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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