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 빚 1573조···증가세 꺾였지만 '역대 최대'
우리나라 가계 빚 1573조···증가세 꺾였지만 '역대 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아
2분기 대비론 15조9000억↑···"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증가"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 빚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157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9%로 약 15년 만에 최소 수준까지 낮아졌다.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1.75%→1.50%)에도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경기둔화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한 나라의 경제 규모 나타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웃도는 가운데, 전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꾸준히 확대되며 향후 가계부채 추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로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3분기 가계부채 증가규모는 1년 전보다 58조8000억원(3.9%)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2004년 2분기(2.7%) 이후 15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3년 전만해도 두 자릿 수를 나타냈지만 총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비롯한 정부의 대출규제에 둔화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다만 여전히 소득보다 빚 증가율이 높아 문제다. 올해 2분기말 명목 GDP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2% 이상 하회한다.

전분기 대비 가계부채 증가폭은 15조9000억원으로 2분기(16조8000억원)와 비교해 둔화했다. 2016년 4분기(11.6%) 이후 11분기 연속 둔화한 것이다. 비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의 대출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말 75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13조3000억원) 대비 18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및 전세자금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13조원 늘어 전분기(9조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분기 9만1000호에서 2분기 10만7000호, 3분기 13만4000호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감소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의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전분기 대비 감소(5000억원→-1조9000억원) 전환했다. 

비은행 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 여파로 전분기 대비 2조4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타대출은 5000억원 불어나는 그쳤다. 이외에 보험사,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 나간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감소한 415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이 모두 줄면서 감소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전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확대(8조4000억원→9조5000원)됐다고 짚었다. 그 결과 3분기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7년말(343억8000억원) 대비 2.4배 불어났다. 

3분기중 판매신용 잔액은 91조1000억억원으로 나타났다.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5000억원) 대비 2조4000억원 늘어났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 모습.(사진=서울파이낸스DB)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