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대형건설사 실적 하락세···"공급실적 감소 영향"
3분기 대형건설사 실적 하락세···"공급실적 감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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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상위 5개사, 매출액 13.2%·영업익 15.1%↓
검단신도시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경기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영업이익이 개선된 곳도 있었지만, 매출액은 대부분 감소했다. 건설업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주택부문에서 경기침체 및 정부 규제 정책 영향으로 공급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 총액은 13조619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5조6999억원보다 13.2% 감소했다. 영업이익에서도 같은 기간 1조722억원에서 9108억원으로 15.1% 감소하며 매출·영업익 모두 10% 이상 급감했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이 3분기 매출액 4조878억원, 영업이익 23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9% 줄었지만, 영업이익에선 0.5% 늘어난 수치다. 대림 역시 3분기 매출액 2조136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2.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2229억원)은 연결종속회사 이익 개선으로 8.5%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소식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지난해 40%를 차지했던 해외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렸으며, 세전이익 또한 개선됐다. 대림산업의 경우 국내 악조건 속에서도 주택 사업에서 강세를 보이며 영업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반면, 두 회사를 제외한 곳은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평 1위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3분기 매출액이 2조8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420억원)은 빌딩 프로젝트 준공이 임박했음에도 일부 판관비만 증가해 지난해와 비교해 30.4% 급락했다.

GS건설도 3분기 매출액 2조4416억원, 영업이익 1876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해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3.6%, 19.6% 줄었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 위후 최저분기 실적이다. 대우건설 또한 3분기 매출액 2조809억원, 영업익 11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3.7%, 37.9% 급락하며 상위 5개 건설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렇듯 건설업계 성적표가 저조한 데에는 그간 실적 개선을 이끌고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국내 주택 부문에서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공급이 위축된 탓이다. 서울 등 분양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선 잇따른 규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고, 지방의 경우 이미 적체된 공급물량에 분양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 물량을 풀어내고 있지만,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당초 올해 16만2397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지난 9월말 기준으로 분양된 물량은 6만3430가구로 계획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다.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도 79.1을 기록하며 기준선(100)을 크게 하회했다. 100보다 떨어질 경우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해외수주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해외수주금액은 178억달러(20조5768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253억달러(29조2468억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30% 떨어진 수치다. 업계에서는 4분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프로젝트들로 '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중, 한·일 무역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300억달러(35조원)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정상적이지 않은 정부 주택규제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분양물량 감소 등 공급량, 거래량 감소가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면서 "내년 전반적인 건설투자 역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고점에서 꺾이겠지만, 저점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실적 감소세를 전체 건설업계의 침체로 판단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GS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떨어진 수치며, 삼성물산도 건설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액은 되레 상승했다"면서 "건설업계 패턴상 4분기 건설수주는 항상 증가해왔고, 지방재정 집행도도 60% 수준에 머물러 남은 11·12월 발주가 늘면 4분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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