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김남정號, 세계화 위한 '종합식품 밸류체인' 완성
동원 김남정號, 세계화 위한 '종합식품 밸류체인'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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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 아버지로부터 '정도경영'과 '원칙주의' 교육···수산-식품-포장-물류 사업구조 안정화 주도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서울파이낸스 장성윤 기자] 지난 9월24일 부산 사하구 다대항에서 열린 동원산업의 새 선망선 '본아미(BON AMI)'호 출항 행사는 동원그룹의 미래를 상징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선 김남정(46) 동원그룹 회장이 이명우(65) 동원산업 사장과 함께 첫 참치 잡이에 나선 본아미호의 최윤진 선장과 선원들을 응원했다. 이전까지 동원산업의 참치잡이 배 관련 행사엔 김재철(85) 동원그룹 회장이 참석했는데, 그의 둘째 아들인 김남정 부회장이 대신한 것이다. 

김남정 부회장은 지난 4월16일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철 회장이 은퇴 선언을 한 뒤, 동원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후 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김남정 부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김남정 부회장은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정도경영'과 '원칙주의'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고 한다. 특히 '문사철 600'(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강조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다독가로 알려졌다. 

1996년 동원산업에 입사한 김남정 부회장은 경남 창원의 참치캔 공장 생산직과 바쁘기로 소문난 서울 청량리 지역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현장을 두루 경험한 뒤 동원산업과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미국의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4년 동원그룹의 부회장에 선임됐고, 아버지를 도와 테크팩솔루션, 동부익스프레스 등에 대한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현재 동원그룹의 4대축인 수산-식품-포장-물류 중심 '종합 밸류체인'(Value Chain)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김남정 부회장은 수산-식품-포장-물류로 안정화된 동원그룹을 키워야 한다. 그 무대는 글로벌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의 아버지 김재철 회장은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을 기울인 경영자였다. 

경기 이천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지난 4월16일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재철 회장(앞줄 왼쪽 셋째)과 김남정 부회장(앞줄 왼쪽 넷째)이 계열사 대표 등과 기념사진를 찍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경기 이천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지난 4월16일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재철 회장(앞줄 왼쪽 셋째)과 김남정 부회장(앞줄 왼쪽 넷째)이 계열사 대표 등과 기념사진를 찍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1958년 국립수산대학(현 부경대학교) 어로과를 졸업한 뒤, 국내 첫 원양어선 '지남'호의 실습 항해사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참치 잡이 원양어선 선장과 선단장을 맡아 남태평양, 인도양 등을 누비며 '캡틴 김'(Captain Kim)으로 이름을 떨쳤고,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해 오늘날 동원그룹을 일궈냈다. 

특히 김 회장은 '거꾸로 세계지도'를 집무실에 걸어 두고 해양 개척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0년 펴낸 책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영사)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봐온 지도 속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머리에 이고, 힘겹게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달라진다"고 했다. 거꾸로 세계지도에선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삼고, 드넓은 태평양의 해원을 향해 힘차게 솟구치는 모습"이라는 게 김 회장 설명이다. 

김재철 회장은 은퇴 선언을 하면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 역량을 십분 발휘해 더욱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 달라"고 밝혔다. 둘째 아들한테 동원그룹 선장 자리를 맡기며 장밋빛 미래를 주문한 셈이다. 

김남정 부회장이 주도할 동원그룹의 앞날은 독일 쾰른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열린 '아누가'(Anuga)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아누가는 2년 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식품 박람회다. 동원그룹은 이번 아누가에서 수산-식품-포장-유통 등 4대축 중심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아누가에 참가해 단독 전시관을 꾸며서 사업구조를 소개했다. 동원산업이 잡은 수산물을 동원F&B에서 가공한 뒤 동원시스템즈가 만든 식품 포장재에 담아 동부익스프레스의 물류 시스템과 동원산업의 유통망, 해외법인(미국 스타키스트, 세네갈 스카사) 등을 통해 수출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김남정이 선장을 맡은 '동원'호의 글로벌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김남정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고 조덕희 동원엔터프라이즈 이사 슬하에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중경고등학교(1992), 고려대학교 사회학과(1996),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2003년)을 졸업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형이고, 김은자·은지씨가 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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