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 '3파전'···은행 안한다는 네이버·대주주된 카카오·간 보는 토스
테크핀 '3파전'···은행 안한다는 네이버·대주주된 카카오·간 보는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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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은행 하지 않지만 대출·보험 등으로 사업범위 넓힐 것"
카카오 "금융플랫폼 발전할수록 은행 계좌가 핵심···영향력 커"
토스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중···예비인가 참여 여부조차 미정"
네이버페이가 출시 6개월 만에 월 거래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페이 (사진=네이버)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재신청을 앞두고 국내 양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토스 등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들 테크핀(TechFin) 기업들은 향후 방향성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미래가 좌우되는 만큼 각자 셈법이 복잡하다. 

26일 금융권과 IT업권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를 물적분할한 후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며 금융권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에서 은행 진출은 하지 않는다고 공식화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전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페이 분사를 기점으로 금융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며 "분사를 해 금융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를 줄일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최인혁 네이버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이 아니라 커머스를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관심이 있다"며 "은행을 하지는 않지만 대출, 보험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생각하는 금융업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문금융사라기보다는 쇼핑 등 결제를 중심으로 한 종합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고객이 네이버 플랫폼에서 결제를 하면 판매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고객에게는 포인트 등 혜택을 되돌려주는 식이다.

필요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는 은행을 제외한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아 직접 만들거나 외부 금융사·핀테크 기업과 업무제휴 해 플랫폼에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토스나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기업이 이 같은 방식의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는 12월 은행권에 '오픈뱅킹' 시스템까지 적용되고 나면 고객이 금융플랫폼을 통해 계좌를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은행보다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권의 시각이다.

그렇다보니 굳이 은행업에 진출해 이미 잘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혁신성을 두고 경쟁하지 않아도 다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뱅크가 혁신적 수준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그 보다 더 잘할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아 은행업 진출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어떤 식으로 운영할 지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은행이 없더라도 충분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된 카카오의 생각은 정반대다. 금융플랫폼이 발전할수록 은행 계좌가 모든 금융서비스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은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는 은행 계좌에서 시작한다. 금융소비자는 은행에 자산을 보관하면서 계좌와 카드·보험·금융투자 등을 연결해 금융서비스를 받는다. 최근에는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에 자금을 예치해 두기도 하지만 주력으로 사용한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은행업 라이선스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상품개발이나 판매를 하는데 크게 작용한다. 라이선스가 없으면 상품을 직접 만들 수 없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연동한 각종 혁신적인 상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11일 출범 2년만에 계좌개설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중 63.3%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른 예치금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뱅크의 총수신은 지난 3월 기준 14조8971억원에 이른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를 플랫폼으로 두고 있지만 금융업권에서의 영향력을 보면 카카오뱅크가 훨씬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자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검토하는 곳들의 고민도 커진다. 특히 재신청 절차라 금융당국 등에서 심사에 딱 맞춘 컨설팅까지 해주겠다고 나서 탈락했을 때의 부담은 훨씬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이번에 신청했다 떨어지면 금융당국과 금융소비자들의 역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하는데 부담을 이겨낼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신청했다 낙방한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며 이번 재신청 절차 참여 여부에 대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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