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뒤바뀐 '건설사 수익구조'···주택에 '올인'·플랜트는 '쥐꼬리'
5년 새 뒤바뀐 '건설사 수익구조'···주택에 '올인'·플랜트는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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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 사 1분기 매출 13조7506억원···주택부문 52.5%
"내년부터 주택 매출 하락 불가피···플랜트 일감 확보 시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5년 새 건설업계의 수익구조는 '플랜트'에서 '주택'으로 무게추가 완전히 기울어진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높아지는 '수익구조의 경직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사업의 의존도가 커질수록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의 먹구름이 짙어진다는 설명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총 13조7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택·건축부문의 매출액은 7조222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2.5%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대비 주택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삼성물산은 전체 매출(2조9180억원)의 77.1%(2조2520억원)가 주택·건축부문에 편중돼 있다. 

대우건설도 주택·건축사업의 비중이 62.4%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주택사업에서만 벌어들였으며,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주택·건축사업 비중이 각각 58.2%, 46.2%로 나타났다. 그나마 현대건설은 28.8%에 그쳐, 타사에 비해 고른 사업구조를 보였다.

이들 건설사의 주택사업 비중이 커진 것은 2014년 이후 불어온 부동산 경기 호황에 편승해 주택사업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2014년 1분기까지만 해도 이들 건설사의 전체 매출(13조74억원) 중 주택·건축부문(4조864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7.4%에 불과했다. 

게다가 국제 유가 하락, 중동의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해외 사업장 곳곳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서 플랜트보다는 주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결과 건설사들의 수익구조는 불과 5년 만에 눈에 띌 정도로 변했다. 주택부문 매출액은 가파르게 불어난 반면, 이익 성장을 견인했던 플랜트 매출액은 급감한 것.

실제 주택사업만 놓고 봤을 때 GS건설은 2014년 1분기 6397억원에서 올 1분기 1조5143억원으로 5년 새 무려 236.7% 증가했고, 대림산업은 3998억원에서 1조719억원으로 168.1%나 늘었다.

나머지 3개사의 주택사업 매출도 △현대건설(43.1%↑) △삼성물산 건설부문(20.4%↑) △대우건설(8%↑)순으로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플랜트 부문의 경우 대림산업은 2014년 1분기 1조684억원이었던 매출이 올 1분기 1759억원으로 83.5% 급감했다. 

현대건설은 1조8042억원에서 5045억원으로 72% 줄었고, 삼성물산은 6221억원에서 2110억원으로, GS건설은 1조954억원에서 8371억원으로 각각 66.1%, 23.6%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올 1분기 3156억원의 플랜트 매출을 올리면서 5년 전(3798억원)보다 16.9% 줄었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편식이 심화된 가운데, 최근 주택경기 불황으로 인해 분양사업 성공이 쉽지 않아졌다는 데 있다. 플랜트의 매출 비중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분양사업에 손실이 생긴다면 업계가 받는 타격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이런 우려처럼 이들 건설사의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주택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현대건설(전년 대비 6.1%↓), 대림산업(2.9%↓)을 제외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0%가량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일각에선 신사업과 더불어 플랜트의 비중을 높여 업계의 사업 편식을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락세에 접어든 주택 경기를 플랜트에서 메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6~2017년 분양물량이 올해 매출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내년부터는 주택부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관건은 플랜트에서의 일감 확보다. 플랜트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건설사들의 매출이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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