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토스뱅크 좌초될까"···신한금융의 남다른 '성공기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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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시동 건 당국에 누 끼칠라...인터넷은행 흥행 깰까 '좌불안석'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산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산한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토스뱅크의 성공을 빕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가 곳곳에 도사린 암초에 부딪히면서, 남몰래 마음을 졸이는 금융지주사가 있습니다. 당초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불참 선언한 신한금융지주입니다. 왜일까요.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를 보는 안팎의 눈초리가 곱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금융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냐가 문제입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플랫폼인 토스를 통해 토스뱅크 지분의 60.8%를 보유하고 있는데, 토스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없게 되고 토스뱅크의 설립도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 신용등급이 'CCC+'로 전해지면서 신용능력이 보통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문제없다"고 단언했지만, 불확실한 자금조달 방안도 걸림돌로 꼽힙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초기 자본금은 250억원 수준이지만 제대로 된 은행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본금은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본력이 취약한 스타트업이 감당할 수 있겠냐는 거죠. 막대한 투자액을 감당할 수 있는 신한지주, 현대해상 등이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 의구심이 더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일까요. 신한지주 관계자들은 토스뱅크에 대해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격려와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전략과 방향성에 있어 두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결별했지만 토스뱅크가 잘 되길 빈다"며 안타까워합니다.

내 고객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잠재적 '경쟁 은행'의 성공을 빈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가 토스뱅크 설립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이유는, 자칫 잘못될 경우 튈지 모르는 불똥 탓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그간 철통같이 지켜진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제한)' 원칙까지 완화시켰을 정도로 정부와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좌초된다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첫 이탈해 도미노 이탈을 초래한 신한지주가 초장부터 인터넷은행의 흥행 분위기를 깼다는 미운 털이 박힐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당국으로서는 은산분리 완화까지 하면서 인터넷은행 불씨를 살리고 있는 마당에 그 누구든 초를 치면 좋아할 리 없으니까요. 신한지주 관계자들은 곤혹스럽습니다. 사업방향이 달라 쿨하게 갈라섰는데 나중에 쓸 지 모르는 덤터기를 걱정해야 돼서 입니다.

이런 고민들을 지켜보는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말을 보탭니다. "금융권 '맏형 노릇'이 말처럼 쉬운 게 절대 아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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