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주택시장···건설업계, '부동산 개발' 역량 강화
'안갯속' 주택시장···건설업계, '부동산 개발'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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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HDC현산, 새 사외이사 선임···중견사도 변신 속도
경기도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경기도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건설사들이 둔화 국면에 접어든 건설경기에 대응해 '디벨로퍼(부동산 개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방법도 다양하다. 단순 도급 형태의 사업 구조로는 불황 타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일윤 PIA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 신임 사외이사는 리먼브라더스 내 국제부동산투자그룹 출신 핵심멤버들이 설립한 대체투자 전문회사인 PIA에 몸담은 인물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장달중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교수와는 결이 다르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디벨로퍼로 도약하려는 대림산업의 비전 방향과 맞닿아 있다. 디벨로퍼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김 신임 사외이사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김상우 대표는 "올해는 수익구조의 질적 향상과 디벨로퍼 사업 개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벨로퍼 DNA 강화에 나서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번 주총에서 다소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박성훈 넷마블 전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그간 건설업계에선 고위관료 출신이나 금융계 또는 법조계 고위인사를 사외이사들로 채웠으나, HDC현대산업개발은 넷마블에서 굵직한 투자와 M&A를 성사시킨 박 신임 사외이사의 경험이 미래사업 발굴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색다른 시도를 단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를 바탕으로 종합 부동산기업 개발역량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초에는 부동산114를 인수해 비즈니스 플랫폼을 확대했으며, 같은 해 11월엔 사장 직속으로 미래혁신실을 만든 바 있다.

업계에선 이들 건설사의 행보를 부동산 규제 강화와 침체기에 접어든 건설경기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본다. 주 먹거리인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해외건설 시장마저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업체들로 인해 파이가 작아지고 있어서다.

토지 매입부터 기획, 지분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디벨로퍼는 시공업보다 리스크가 크지만 사업이 성공할 경우 돌아오는 수익도 크다. '하이 리스크(고위험)' 형태임에도, 체질 개선이 시급한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전공은 살리면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디벨로퍼업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주택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중견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반도건설은 이미 디벨로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안양 평촌사옥, 영등포 로이빌딩,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등 빌딩을 사들였으며, 이를 오피스텔과 복합상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건설공사를 주로 맡아온 우석건설은 박률 우석디앤씨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디벨로퍼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고, 한양 역시 주택 개발사업을 비롯해 상가·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시장은 단순 시공이나 분양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시장에서 디벨로퍼들의 입김이 점점 세지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 등 위험요소가 있는 만큼 진출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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