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내부거래로 쌓은 '모래성'···주택사업도 지지부진
신세계건설, 내부거래로 쌓은 '모래성'···주택사업도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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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 1조원 유지···내부거래 매출액, 전체의 63.6%
'빌리브' 2개 단지 미분양···업계 "향후 실적 변동성↑"
신세계건설 CI. (자료=신세계건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성장한 신세계건설이 '독자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 의존도를 낮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일감 몰아주기' 눈총을 피하기 위해 전개하는 주택사업의 성적도 시원찮다.

4년째 이어오고 있는 매출 1조원 클럽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처지다. 업계에선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843억원, 영업이익 2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1.6% 감소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매출은 모두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내부거래 매출액은 485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3.6%를 차지했다. 

거래를 하고 있는 그룹사는 30곳에 이른다.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아이앤씨, 센트럴시티, 신세계푸드 등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가운데 최대주주(지분율 42.7%)인 이마트 한 곳이 차지하는 금액은 2726억원. 비중만 총 매출의 35.7%가량이다. 신세계건설이 계열사 집중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곳곳에서 그룹 내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센트럴관광개발(939억원·12.3%), 센트럴시티(277억원·3.6%), 신세계푸드(211억원·2.8%), 신세계디에프(173억원·2.3%) 순으로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

이처럼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가능했던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탓이다. 신세계건설은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지분 30%가 넘지 않아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난해 7월엔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이 보유한 신세계건설 지분 9.49%를 이 회사 최대주주인 이마트에 매각한 바 있다.

다만,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고 해서 신세계건설이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선보인 임대주택 브랜드 '빌리브(VILLIV)'가 그 고민의 흔적이다. 

업계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내놓은 방책인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발돋음판 역할을 하기 보다 되레 신세계건설의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공급한 단지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작년 8월 선보인 제주 '빌리브노형'은 아직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수도권에서 첫 선을 보인 '빌리브하남'은 12.6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지만 미계약분이 발생, 추가 분양을 해야 했다.

공급 단지 중 가장 최근에 분양한 대구 '빌리브스카이'만 전 실 계약을 마쳤다. 때문에 업계에선 올해 실적도 그룹 내 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화성 '송산그린시티 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 확정 시 신세계건설의 매출 1조원 실적은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 우세하다. 

신세계건설과 신세계프라퍼티로 구성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은 세부 추진 협의를 마치고 총 사업비 4조57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테마파크·휴양·레저·상업시설을 갖춘 복합관광 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반면 실적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부 일감으로 이익 성장을 꾀하고 있는 만큼, 그룹 내 사업계획에 따라 매출이 변화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2016년에 최대치를 찍었던 그룹물량이 지금은 많이 줄었다"며 "건설사로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엔 주택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택사업, 공공부문 수주를 통해 외부 일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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