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 열풍···주요단지 잔여가구 쟁탈전 '치열'
'무순위 청약' 열풍···주요단지 잔여가구 쟁탈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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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가점' 등 적용 없어···주요 분양단지 수백대 1 경쟁률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견본주택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정부의 대출규제와 잦은 청약제도 개편으로 주요 분양아파트 단지들에서 잔여세대(미분양·미계약분) 물량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잔여세대의 경우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와 상관없이 분양받을 수 있는 '무순위 청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분양한 '남산 자이 하늘채'의 잔여세대 44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추가 입주자 모집에 2만6649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605.65대 1, 전용면적 84m²A타입의 경우 26가구 모집에 2만486명이 신청하며 무려 787.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551가구 모집에 총 4만6469명이 청약하며 평균 8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이달 초 동대문 용두동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잔여분 추첨에서도 60가구 모집에 3000여 명이 몰렸다. 이 단지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33.36대 1에 달했지만 일반분양 물량(403가구)의 약 22%인 90가구가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이처럼 잔여세대 청약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자격 조건이 까다롭고 가점제 적용을 받는 일반청약과 달리, 잔여세대는 청약통장 유무나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청 방법도 간편해졌다. 그동안 잔여세대는 해당 단지의 견본주택에서 선착순 또는 일정 시점에 모이도록 해 추첨 방법으로 공급했지만 이달부터는 금융결제원의 아파트투유를 통해 잔여세대 청약이 이뤄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잔여가구만을 노리는 이른바 '줍줍' 투자자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줍줍이란 '줍고 줍는다'의 준말로 게임에서 버려진 아이템이나 돈 등을 줍는 행위를 뜻한다.

이처럼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들에서도 잔여세대가 발생하는 것은 청약 가점 오계산과 대출 규제 탓이다. 다수의 신청자가 자신의 가점을 잘못 계산하거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 일부 당첨자의 경우 대출 규제로 계약금과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이 생겨 계약을 포기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잔여세대는 예비당첨자도 포기한 물량인 만큼 가구의 형태나 조건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약제도가 까다로워지면서 통장을 아끼거나 자격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잔여가구 청약에 몰려들고 있다"며 "하지만 잔여세대의 경우 예비당첨자들까지 포기한 물량인 만큼 가구의 형태나 조건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정부가 잔여가구 청약 당첨자도 유주택자로 취급하기 때문에 향후 1순위 청약통장 사용에 제약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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