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VCM서 '대상무형' 화두…무한혁신 주문
신동빈, 롯데 VCM서 '대상무형' 화두…무한혁신 주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내다보며 성장 가능 영역 집중해야"
"윤리·투명경영 통해 존경받는 기업 되자"
지난 2017년 8월 신동빈 롯데 회장(가운데)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출근하는 모습. (사진=롯데지주)
지난 2017년 8월 신동빈 롯데 회장(가운데)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출근하는 모습. (사진=롯데지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경영진들에게 혁신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롯데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강당에서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을 열었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부회장), 각 사업부문(BU)장, 계열사 사장단 등 경영진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신 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변화를 도덕경에 나오는 '대상무형(大象無形)'에 비유했다.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는 뜻이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세우고 즉각 실행할 것도 촉구했다. 신 회장이 제시한 실행전략의 큰 틀은 △5년, 10년 뒤 어떤 사회가 될 것인지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 △이를 위한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지 △시장의 변화와 경쟁사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등이다. 그는 각 사 대표이사들에게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감한 투자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내 투자가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신격호) 명예회장은 매출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진 사업에 대한 합리화 작업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침체된 기업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뉴 비전을 발표한 이래 과감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T)과 부진사업 합리화로 지난해 말 글로벌 시총 1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혁신을 계속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고, 따른 사업 합리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미국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혁신자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의 혁신 속도, 고객 니즈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여부, 후발주자의 전략과 그 영향도를 늘 체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도기업의 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는 '산업 파괴(Industry Disruption)' 기업들을 언급하며 "우리도 기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먼저 새로운 영역을 찾고 기존 플레이어를 제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실행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롯데는 IT 투자율도 더 높여야 하고 투자 분야도 한정적"이라며 "롯데만의 자산인 빅데이터와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 등을 확장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혁신을 지속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DT에 기반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소극적으로 현실 안주에 빠지는 순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과감히 도전하고 변화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며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다.

한편, 롯데는 매년 상하반기(연 2회)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이번 VCM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경영에 복귀한 후 처음 주재한 것으로,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