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업계, 플랜트 사업이 '관건'인데 직원 수는 '뚝'
내년 건설업계, 플랜트 사업이 '관건'인데 직원 수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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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상위 5개사, 플랜트 정직원 전년比 2%↓
천덕꾸러기 취급···비정규직은 '28.5%' 급감
"국내 주택시장 위기, 플랜트에서 만회해야"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내년 건설업의 성패는 플랜트 사업이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대형 건설사들은 플랜트 인력을 감축하는 등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강국면이 이어지며 감소하게 될 국내 주택사업의 매출을 플랜트 사업에서 만회해야 역성장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지만, 그간 플랜트 사업이 악화 일로를 걸어온 탓에 여전히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 제외)의 플랜트 사업부 정규직 인원은 총 64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638명)보다 2.1% 줄어든 수치로, 올해 들어서 140명의 정규직 직원이 짐을 쌌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1536명이 플랜트사업부에 재직하고 있었으나 올해 3분기 말엔 1462명으로 4.8% 감소했다. GS건설은 2252명에서 2098명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1012명에서 878명으로 각각 6.8%, 13.2% 줄었다. 

대우건설 역시 1114명에서 6.8% 감소한 1038명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부진으로 인해 플랜트본부 부장 이하 정직원을 대상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 휴가제까지 시행 중이다.

특히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일자리 감소폭은 더 컸다. 지난해 3분기 2021명을 기록했던 플랜트사업부 비정규직 직원 수는 올 3분기 1444명으로 28.5% 급감했다. 

같은 기간 5개 건설사의 건축·주택사업부 인력이 5380명에서 5675명으로 5.4% 늘어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플랜트 사업 부문이 인력 줄이기의 대상이 된 것은 최근 몇 년간 저가 수주에 따른 출혈 경쟁이 벌어진 데다 기술 부족으로 인한 리스크 발생, 신규 수주 감소의 영향이다. 

더구나 국제 유가가 오를 기미가 안 보이자 각 건설사 내에서 플랜트 사업부는 사업·조직 유지가 힘든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 10월 초 정점을 찍은 후 연일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54.47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사들의 행보가 결국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설 경기 호황은 국내 주택, 특히 재건축 사업이 시장을 견인해 왔으나, 굵직한 규제들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플랜트 사업에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한계에 다다르게 됐다"며 "국내 건설사들의 호실적은 2~3년 전에 수주한 물량 덕분인데,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이 악화될 것이다. 결국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플랜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감축 대신 공사 중 발생할 위험이 있는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국내 주택사업의 위기를 플랜트 부문에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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