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금융] 코스피, 천당에서 지옥…시총 320조 '허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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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8→2078 '20%↓'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 '無'…'회계 논란'에 짓눌린 바이오株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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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 지수는 연초부터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며 장중 2607.10까지 올라섰다. 지난 1983년 1월4일 지수 출범 35년 만의 최고치였다. 글로벌 경기 호조세와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 상승에 주효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쌍끌이도 오름세를 지지했다. 증권가에선 "명실상부 '3000선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냈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는 이내 잿빛으로 물들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우려가 부각하며 지수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1월29일 종가 2698.19였던 코스피 지수는 10월29일엔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붕괴, 1996.05까지 고꾸라졌다. 

이달 19일 기준, 지수는 2078.84. 고점 대비 낙폭만 20%에 달하며, 약 1689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369조원으로 약 320조원이 증발했다. '큰손'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5조9681억원, 3조358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올해 뚜렷한 침체를 겪었다. 그간 코스피의 그늘에 가려 지지부진했던 코스닥은 올해 들어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볕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1월29일 종가 927.05로 고점을 찍었다. 근 16년 만의 900선 탈환이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낙폭을 확대하며 672.08로 내려앉았다. 하락률만 27.05%, 떨어져 나간 시총은 102조원에 달한다.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 전반에 회계 이슈가 불거지며 투심이 짓눌렸다. 사상 첫 1000선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했던 코스닥은 현재 700선 복귀도 요원한 처지가 됐다.

◇코스피·코스닥 '대장' 반도체·바이오, 시련의 한해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증시에서 거래된 지 43년 만에 처음으로 '50대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 결정이었다. 260만원대 '황제주'로의 종언을 고하고 5만원대 '국민주'로 변신한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은 이내 차갑게 식었다. 3거래일간의 거래정지를 거쳐 5월4일 증시에 재데뷔한 삼성전자는 이후 기준가인 5만3000원을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전망이 주가를 짓눌렀다. 연일 내리막을 탔고, 급기야 3만원선까지 미끄러졌다. 7개월여간 하락폭은 26.4%에 달한다. 

반도체 업황 우려는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불가피했다. 지난 5월, 장중 9만7700원을 터치했던 주가는 전날 5만9700원까지 고꾸라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을 하회할 전망"이라며 "메모리가격은 내년 상반기에 분기 10% 이상 하락할 전망으로,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업체들의 재고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증가해 가격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바이오주도 증시에서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발(發) 분식회계 논란 등 제약·바이오주에 퍼진 회계 이슈에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4조원대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하고 김태한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제재도 취하기로 의결했다.

증선위 결정으로 삼성바이오 주식 거래는 즉각 정지됐고 한국거래소가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했다. 다만 거래소는 "경영 투명성과 관련해 일부 미흡함이 있었지만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 등에서 심각한 문제는 없다"며 상장 유지를 결정했고, 삼성바이오의 매매거래는 19거래일 만에 재개됐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검찰도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검찰이 이번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까지 함께 들여다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발(發) 불확실성이 걷히는가 싶더니, 이번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회계 논란'에 홍역을 치렀다. 

금감원은 이달 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 감리에 착수했다. 감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계열사인 셀트리온에 국내 제품 판매권을 되팔아 받은 218억원을 '매출'로 처리한 것이 고의 분식회계가 아닌지 조사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위기, 동성제약의 리베이트 혐의 등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제약ㆍ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은 다시 얼어붙게 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헬스케어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초 3633.56에서 지난 18일 3425.74로 6%가량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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