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블록체인 사업 '너도나도'...'원조' KB국민은행 2년간 '동면'?
은행권 블록체인 사업 '너도나도'...'원조' KB국민은행 2년간 '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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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핀테크랩 조직 통해 모종의 준비 관측
신한·우리·KEB하나은행, 관련 서비스 출시·구체화
'기부금 관리통장' 특허 출원 등 다양한 적용 테스트 중
허인 국민은행장(맨 앞줄 가운데)과 직원들이 디지털스랜스포메이션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허인 국민은행장(맨 앞줄 가운데)과 직원들이 디지털스랜스포메이션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도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원조' KB국민은행이 2년간 추가적인 움직임이 없어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국민은행은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의욕적으로 선포함에도 불구하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블록체인 사업이 '실종'됐다는 평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증빙자료 보관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블록체인 사업의 후속작업이 외관상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허 행장은 지난달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면서 '디지털신기술 역량'에 블록체인을 포함했지만 새로운 관련 서비스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KB국민은행은 급속도로 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무려 2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사업 추진은 아직 알려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국내 금융권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해서 계속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핀테크랩 조직을 통해 획기적인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신한·우리·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사업을 구체화했다.

가장 활발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은행 업무 전체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번째로 '이자율 스왑'거래에 대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기존의 파생상품 거래에서는 금융회사와 중개기관 등이 외국산 플랫폼이나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계약정보를 주고 받았다.

신한은행은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플랫폼 상에서 거래 당사자들이 계약 정보를 확인하거나 수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의 불일치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산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국내 실정과 맞지 않거나 언어 사용 부분에서 불편이 많았다"며 "신한은행의 플랫폼이 파생 시장에서 호응을 얻는다면 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신한은행은 외환·여신·파생상품·채권·신탁·연금업무에서 도출한 10여개의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구체화하고 기술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기부금 관리통장'을 개발해 특허 출원중에 있다. 통장에 예금을 예치하면 이자가 기부 토큰으로 생성되는 데 이게 기부단체에 전달된다. 토큰에는 전달 경로가 블록체인 기술로 담겨있기 때문에 출처가 어디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리플 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해외송금 시스템의 개념증명(PoC, Proof of Concept)도 완료된 상태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 쯤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을 내놨다. 블록체인 기술로 표준화된 주기와 정산 방법을 지원해 전세계 은행, 결제사업자 등의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하나머니를 일본 스미트러스트 은행 포인트로 바꿔 일본 여행에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기술 적용을 시도해보는게 중요하다"며 "아직은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반복되고 누적되면 시대에 뒤떨어진 은행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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