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바이오 '바이오신약' 개발 승부수
셀트리온·삼성바이오 '바이오신약' 개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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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으로 투자 기반 구축…종합제약사 '환골탈태' 잰걸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CI. (CI=각 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CI. (CI=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번엔 신약 만들기에 나섰다. 항암·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유럽시장을 잠식하는 셀트리온은 신약과 백신 개발을 통해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후발주자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일본 제약사와 손잡고 췌장염 신약 연구개발(R&D)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기준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유럽 원조 의약품 시장의 절반 이상(52%)을 점령했다.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로도 유럽 곳곳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신약 개발에 나선 것은 셀트리온 입장에서 큰 도전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종합생명공학 기업' 꿈을 이루기 위해선 필수적이기도 하다.

과거 단백질의약품 계약생산으로 덩치를 키웠고, 자체 제품인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었다면, 마지막 단계로 백신과 바이오 신약을 선보여 세계 3대 바이오텍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 초 해외 방문 중에서도 정기 주주총회에 '목소리'로 깜짝 등장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이 연구·개발 중인 항체 신약 후보물질은 유행성·계절성 독감용 'CT-P27', 유방암에 쓰이는 'CT-P26', 독감백신 'CT-P25', B형 간염 'CT-P24', 광견병 'CT-P19'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업계 컨퍼런스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USA'에 참가해 신약 개발을 위한 열린 혁신(오픈 이노베이션)형 위탁개발생산(CDMO)을 소개했다. 일반적인 바이오 CDMO와 달리 바이오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연구기관, 바이오텍과 협력해 바이오 신약 상업화에 나서는 형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일본 다케다제약과 협력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급성췌장염 치료제 후보물질(프로젝트명 SB26, TAK-671) 임상 1상 시험신청서(IND)를 제출해 승인받았고, 참가자 등록을 거쳐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임상 1상에선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 안전성과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같은 약동학적 자료를 탐색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뿐만 아니라 신약에 도전한 이유는 약이 없어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서다. 회사 측은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동시에 난치병·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도 지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 2종으로 유럽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를 파는 바이오젠은 실적 발표를 통해 두 바이오시밀러가 상반기 2억5430만달러(약 2800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베네팔리는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며, 플릭사비 원조 약은 다국적제약사 얀센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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