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임박 '뱅크사인' 두가지 시선…"시대역행" vs "필요한 시도"
출시 임박 '뱅크사인' 두가지 시선…"시대역행" vs "필요한 시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앱 사이 별도앱으로 출시…앱 전환시 해킹 위험
"보수적인 은행권, 블록체인 도입 시도에 주목해야"
시중은행의 공인인증서 입력 화면 (사진=웹 캡쳐)
시중은행의 공인인증서 입력 화면 (사진=웹 캡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 공동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을 놓고 은행권 내에서 시대 역행이라는 의견과 필요한 시도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뱅크사인은 지난 2016년 구성된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의 첫 작품이다. 은행연합회는 공개키(PKI) 기반의 인증 기술, 블록체인 기술, 스마트폰 기술 등을 활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은행권 일부에서는 뱅크사인이 시대를 역행하는 앱이라고 지적했다.

복수의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권은 당초 이해관계로 인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작업은 무리라고 판단했으나 금융위원회 등 정부당국의 요구에 떠밀려 인증서비스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에 착수할 당시만 하더라도 은행권은 사설(자체)인증서의 활용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이후 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은행들은 앱 개편을 거쳐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인증서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현재 대부분 은행들은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대신 지문이나 핀번호 등을 입력해 자금이체, 상품 가입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뱅크사인은 3년 전에나 통했을 법한 별도 인증 앱을 설치해야 하고, 모바일뱅킹 앱과 화면을 번갈아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 뱅크사인과 모바일뱅킹 앱이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처리시간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처리 과정에서 해킹으로 정보가 탈취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다못해 불편하다고 여겨졌던 공인인증서도 최근 모바일뱅킹 앱에서는 자동으로 처리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안그래도 은행 앱이 많다는 지적때문에 최근에는 하나로 묶는 추세인데 뱅크사인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편의성을 위해 차라리 사설인증서를 쓰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련 정책을 만드는 금융위원회도 지난 2015년 말 비대면 인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인증과 관련한 규제 개선이나 법률 개정 등에 대해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록체인 활용 등 필요=다른 쪽에서는 뱅크사인이 현 시점에서 필요한 시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인증서 출시로 보기보다 은행권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은 규제 산업이라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보다는 기존의 것을 유지하고 안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뛰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주도권을 가진 곳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을 선도할수도 있고, 흐름에 뒤처질수도 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당장은 인증서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번 시도를 통해 블록체인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도하지 않는다면 발전도 없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