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냐 도태냐, 岐路에 선 신용카드사 - 2. 외환카드
정상화냐 도태냐, 岐路에 선 신용카드사 - 2. 외환카드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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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호평에도 부실채권관리 취약
대손충당금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

외환카드는 지난 6월 25일 상반기 예정됐던 1천1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대주주의 증자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받았던 외환카드가 이번 증자를 성공리에 완료함에 따라 시장에서의 신뢰를 다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외환카드는 하반기 자본확충도 예정보다 9월까지 앞당겨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시장 사정을 감안, 예정했던 1천 200억원 규모에서 300억원을 증액한 1천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도 나선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현재 외환카드는 하반기에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노무라 증권과 협의 중에 있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이와관련, “증자완료로 확보한 유동성은 2조 1천억원으로 하반기에 도래하는 1조 5천41억원을 상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외환카드의 하반기 월별 만기 카드채는 7월 1천 411억원, 8월 3천555억원, 9월 3천200억원, 4/4분기 6천875억원 등 합쳐서 1조5천41억원이다.

외환카드의 말대로 된다면, 외환카드의 이번 자본 확충으로 큰 고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대손충담금 적립를 감안하면 외환카드는 하반기까지 빠듯하지만 상환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외환카드는 지난해 12월말 2천758억원, 올 3월말 3천772억원 등 분기별 대손충당금을 쌓아왔다.

그동안 외환카드는 시장에서 퇴출 영순위로 지목받아 왔다. 이는 대주주인 외환은행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등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현실성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이런 예상은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모 은행과의 합병을 염두, 퇴출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관측까지 뒤따르면서 기정사실로 굳히는 분위기였다.

소문과 달리 외환카드에 대한 시장의 평판은 긍정적이다. 채권시장에선 외환카드의 카드채 거래가 드물었지만 어떤 카드사 보다 정보투명성이 높다는 애기를 듣고 있다. 유동성 대책도 잘 짜여진 편이란 지적이다. 외환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의 불신이 카드사들의 정보불투명성 때문에 기인했다면 외환카드는 이런 오해를 이미 극복한 상태이고, 유동성 대책도 비교적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시적으로 대주주들의 증자 의지도 이번에 확인됐다. 현재는 오해의 소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외적인 문제로만 볼 때 외환카드가 위기에 놓일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지금, 외환카드가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카드업계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카드채 태풍의 불똥이 외환카드에도 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이는 어떤 방식이든 한 두 개 카드사의 퇴출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기 때문.

외부의 우려에 비해 외환카드는 시장에서 은행계 카드사답게 안정적 경영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경영지표도 중소형사 치곤 상당히 안정적이다. 외환카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01년 12월 15.7% 2002년 3월 12.8% 6월 11.6% 9월 11.6% 12월 12.1% 올 3월 11.5% 전체 카드사 중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또한 큰 부침없이 11% 안팎으로 유지해 왔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노출돼 있다. 부실채권 비율 증가가 외환카드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 외환카드의 지난 3월 고정이하채권비율(부실채권비율)은 증가했으며, 대환대출금액 규모가 전체 자산에 12.9%(2003년 3월말 기준)에 이르는 등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부실채권비율 증가는 지난 3월부터 금감원이 카드사의 여신 분류를 재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대환대출규모의 증가는 연체율 상승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외환카드의 고정이하채권비율은 지난해 12월 3.7%에서 올 3월 9.9%로 대폭 높아진 편이다.

외환카드 또 다른 관계자는 “상반기에 부실채권을 매각, 정리해 부실채권의 비율 자체는 의미가 없지만 부실채권 증가는 채권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선 부실채권의 증가는 곧바로 경영부담으로 이어진다. 대손충당금 적립이 그 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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