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의 위기관리전략] 유기체의 핵심 가치
[김진항의 위기관리전략] 유기체의 핵심 가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진항 안전모니터봉사단중앙회 회장(전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예비역 육군소장)

위기를 인간사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유기의 핵심 가치'란 말을 썼다. 새로 정의한 위기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기체와 핵심 가치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유기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목적을 위해 각각의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주체 또는 많은 부분이 일정한 목적 아래 통일·조직되어 그 각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 관계를 가지는 조직체'라고 정의한다. 이 기준에 가장 잘 맞는 유기체가 바로 사람이다.

일단 사람은 무기물이 아닌 유기물로 이뤄졌다. 사람의 두뇌와 사지, 오장과 육부는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생존과 번영이란 목적 아래 통일돼 부분과 전체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이런 활동 결과가 생존과 번영으로 나타난다.

사람이 만든 기업이나 국가 같은 조직 역시 유기체다. 모든 조직은 어떤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조직의 모습은 인간을 그대로 닮았다. 두뇌에 해당하는 지휘부와 지휘부의 지시사항과 의도를 시행하는 사지에 해당하는 일선 현장 기구, 그리고 오장 육부에 해당하는 기구들로 구성된다. 만약 어떤 조직이 인체와 같은 수준의 유기적 활동을 한다면 최상일 것이다.

다음은 핵심 가치가 문제다. 모든 유기체의 핵심 가치는 기본적으로 생존과 번영이다. 어떠한 유기체든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모든 가치를 잃게 된다. 번영은 생존을 의미 있고 더 항구적으로 보장하는 가치다.

유기체의 가치는 '생존과 번영(번식·발전)'이란 핵심 가치를 정점 삼아 하부 가치로 분화한다. 이를 가치의 피라미드 구조로 분화(break down) 발전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절차와 과정을 거쳐 위기와 관련 있는 유기체가 관심을 갖는 핵심 가치를 바르게 식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기체의 가치는 최상위에 생존과 번영이 있다. 그 아래 건강 유지·발전→원활한 내부 시스템 작동→내부 시스템 작동을 보장해주는 외부 지원 역량→외부 지원 역량을 유지·발전시켜주는 생태환경이 차례로 계층을 이룬다.

이런 가치 분화 사례는 물리적 가치만을 지극히 일반화시킨 것이다. 이를 비물질적 가치까지 확대하면, 핵심 가치인 생존과 번영은 유기체의 시스템과 품격 유지를 의미한다. 시스템과 품격은 건강과 경제력, 평판에 의해 유지된다. 품격이란 유기체의 역량과 지위에 걸 맞는 도덕성으로 대중이 기대하는 수준이다.

건강과 경제력은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유기성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물질적 가치다. 건강이란 구성 요소 간 유기성을 뜻한다. 조직의 경우 조직원 간 유대를 비롯해 조직원의 충성심·능력·건전성 등이 건강에 해당된다. 경제력이란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요한 물질적 자원이다.

핵심 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위기관리 목표 설정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위기관리는 유기체가 꼭 지켜야 할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식별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위기관리 목표는 핵심 가치로부터 유도돼, 유기체의  모든 노력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슨 일을 하던지 목표가 없으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위기는 대부분 긴박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발생한다. 관계자들 모두 어쩔 줄 몰라 하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 설정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목표는 유기체의 핵심 가치로부터 유도된다. 유기체의 핵심 가치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유기체의 핵심 가치는 위기관리에서 가장 먼저 식별할 요소다. 이 핵심 가치로부터 목표를 설정해야 효율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 위기가 터졌을 때 꼭 지켜야 할 가치를 찾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