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 볼모로 기득권 안 놓으려는 '가스공사'
[기자수첩] '국민' 볼모로 기득권 안 놓으려는 '가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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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가스공사는 국가의 LNG 수급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비싼 값에라도 사와야 하는 처지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시장 독점 구조를 깨야 한다는 목소리에 한국가스공사는 이같이 강변해 왔다. 국내 LNG 수급은 가스공가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쯤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 가스산업 발전전략과 LNG 직도입 확대 필요성' 정책 세미나에서도 가스공사는 공공성을 내세우며 LNG 직도입 확대를 에둘러 반대했다. LNG 직도입 확대 시 가스 수급불안과 동하절기 수요 확대에 따른 추가 설비 투자 그리고 소규모 물량 구매에 따른 협상력 약화 등이 초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민간업체보다 비싸게 가스를 수입하고 그 비용을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했다는 비난을 줄곧 받아왔다. 그러면서도 가스공사는 공사의 LNG 도입가격은 국제 LNG 시장의 유리한 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으므로 국내 직수입자들의 도입가격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고 인정한다. 자신들이 수입할 시점에는 LNG 가격이 높았던 반면 현재 LNG 가격은 당시보다 낮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계약으로 인해 계약된 가격으로 수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세계 가스시장에서 한 해 수천만 톤의 LNG를 수입하는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다. 막강 구매력을 앞세워 가스공사에 유리한 가격조건으로 LNG를 수입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가스시장에 "가스공사는 세계 최고의 VIP 고객"이라는 비꼬는 말이 공공연히 떠도는 것을 보면 막강한 구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른바 '호갱님'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일반일들도 물건 하나를 살 때도 여러 점포를 돌아다니고 가격 비교를 하고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는 치열한 '가격협상'을 하는 데도 말이다.

더욱이 가스공사 노조는 LNG 직도입을 민영화로 결부시킨다. 여기에 LNG 직도입이 확대되면 가스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봐야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직도입이 확대될 경우 가스공사의 따뜻한 온실에서 척박한 경쟁시장으로 몰린다는 위기감은 충분히 이해되나 국민을 볼모로 잡는 것은 해도 너무한다.

현재 일부 정치권과 학계, 가스업계가 LNG 직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가스공사를 민영화 한다는 것이 아니다. 독점체제인 가스시장을 경쟁체제로 바꿔 종국적으론 전기료·가스비 인하라는 혜택을 국민에게 귀속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가스공사가 저렴한 가격으로 LNG를 도입할 수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오히려 지금보다 국민들의 신뢰를 더 받을 수도 있다.

'국민 생활에 기여하는 청정에너지 기업' 슬로건처럼 가스공사는 어떤 것이 국민과 국가 경제를 위한 것이 깊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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