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 '이색 실험' 신바람 낼까
패션가 '이색 실험' 신바람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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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의 '앳 홈(at HOME)' 서비스 전용 차량 (사진=한섬)

LF,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 시즌2…한섬, 홈 피팅 서비스 도입·배송 품질 강화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패션업체들이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한 이색적인 실험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으로 최소 주문 건이 들어왔을 때만 신발 생산에 들어가거나, 온라인으로 옷을 사기 전 입어볼 수 있도록 배송 차량을 도입하는 식이다.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실험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6조2800억원) 2015년(8조4500억원)까지 매년 약 1조원씩 증가하다가 2016년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10월까지 9조3000억원에 달했다.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패션 시장이 2016년부터 2%대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패션업체들은 '온라인 바람'에 편승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백화점 매장을 줄여온 LF는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을 만들었다. 신발 전문 편집숍 라움에디션에서 '마이슈즈룸(My Shoes Room)'을 통해 신발 주문을 받고, 일정 수량 이상이면 생산하는 방식이다. 생산자는 재고처리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재고 비용이 제거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쌍방 간 이익을 좇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질바이질스튜어트 앵클부츠는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최소 주문량이 기준치의 3배를 웃돌았다.

LF는 마이슈즈룸 시즌2를 기획하고 오는 29일까지 질바이질스튜어트 '자넷 로퍼' 3종 제작 주문을 받는다. 7일 동안 자넷 로퍼 합계 최소 주문량이 100건에 도달할 경우 생산할 예정이다. 수제품이어서 제작부터 배송까지 2주가량 걸린다. 신발 무게는 160g, 굽 높이는 2cm다. 검정 페이턴트(에나멜) 가죽과 양가죽, 베이지 양가죽 3종으로 출시된다. 1켤레 가격은 각각 9만9000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은 22일 자체 온라인 쇼핑몰(더한섬닷컴)에서 홈 피팅 서비스 '앳 홈(at HOME)'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옷을 사기 전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패션·유통업계에서 홈 피팅 서비스 도입은 한섬이 처음이다. 한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글로벌 명품 온라인쇼핑몰 네타포르테는 이미 홈 피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앳 홈은 한섬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배송지 기준 서울 강남·송파·서초·용산·마포구에 한해 시범 운영된다. 서비스 대상과 지역은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 가능 브랜드는 타임·마인·시스템·SJSJ 등 총 21개다. 품목 수는 1300여개에 이른다.

한섬은 배송 전용 차량을 마련했다. 우수고객 주문 전담 물류팀도 꾸렸다. 뿐만 아니라 검수·포장을 강화하고 전용 포장재(법)를 개발해 배송 서비스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운영하는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 플래그십 매장 '시리즈코너'에서 직원이 손님에게 대여용 옷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경우 의류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질적인 소유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따져 신중히 구매하거나, 새로운 경험에 관심이 많은 소비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서 발표한 반기별 소비자 패션지표조사를 보면, 경험·체험 지출은 2016년 상반기 35%에서 하반기 49%, 2017년 상반기 52%로 꾸준히 늘었다.

신상품 대여는 코오롱FnC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운영하는 플래그십 매장 '시리즈코너'에서 직접 입어본 뒤 결정하면 된다. 대여료는 3일 기준 겉옷 2만5000원~3만원, 니트와 바지 1만원, 셔츠 5000원이다. 대여 서비스 이용 후, 마음에 들 경우 정상가격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

대여 서비스를 기획한 한경애 코오롱FnC 상무는 "과거 과시하기 위해 명품 가방이나 고가 액세서리를 빌려 썼다면, 최근에는 경험에 가치를 둔 합리적인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충동구매로 인해 입지 않는 옷을 쌓아놓기보다 먼저 경험해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하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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