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환율 하락세, 11월 기준금리 인상 '돌발 변수' 되나?
가파른 환율 하락세, 11월 기준금리 인상 '돌발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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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고유가로 상쇄 효과"전문가들 "환율-기준금리 연관성 크지 않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바로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나치게 가파른 환율 급락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한국은행 물가목표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 약세가 기준금리 등락에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측은 환율 하락 압력이 최근 고(高)유가 흐름이 상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과 같은 108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쉽게 깨지기 어렵다고 여겼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90원선이 붕괴된 지난 22일 이후 1080원대 보합세가 이틀째 이어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연저점을 돌파한 후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완연해진 국내 경제 회복세, 경상수지 흑자 지속,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등이 거침없는 원화강세(달러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강도가 약해지고 있는 데다, 캐나다와 만기 설정이 없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은은 환율이 1% 떨어지면 그해 물가는 0.03%, 그 다음해 물가는 0.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인 2%가 미달 할 수 있는 현재 상항에서 환율 하락은 그닥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한은의 장고(長考)가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환율을 더 내리누르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을 고려했을 때 산업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환율수준을 1184원으로 보고 있다. 지금과 무려 100원이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기준금리 인상의 중요 변수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률과 현재 물가 상황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환율은 기준금리 인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측은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유가 흐름을 환율 급락세가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동산 유가 지표인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9월 평균 53.66달러에서 10월 55.54달러로 한 달 사이 3.5% 올랐다. 올해 7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짐과 동시에 유가가 올라왔다"며 "유가가 올라가면 수입물가가 올라가는 데 환율이 떨어져 그만큼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 이 연관성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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